그릇이랑 원단의 공통점 하나. 바느질 일기
2011.08.01 16:12 Edit
꼴랑 세식구,
식구도 적고,
이것저것 챙겨줄것 많은 어린애도 없고...
아침시간에 그다지 바쁠게 없는데도
왠일인지 느긋하게 식탁에 앉아 밥한그릇을 먹을수가 없어요.
미노는 아침밥을 꼭 챙겨먹기때문에
미노 먹고 남은 잔반이라도 해치워볼까 해도 전~혀 땡기지가 않다가
이상하게도 작업실에 딱 와서 앉으면 미친듯이 배가 고픈겁니다.
아무래도 이거...타고 난 뒷북 체질인거죠.
그래서 작업실 도착하면 옆건물 김밥집에서 김밥한줄 사와서 아침으로 먹는데...
이 김밥집이 24시간하는 김밥집이라
어느날은 맛이 살짝 간 김밥을 먹게된 찜찜한 경험을 하고는 그다음부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고 있어요.
도시락 싸다니는거 귀찮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먹을거니까 도시락 반찬 따로 만들 필요없이
그냥 잡히는대로 집에 있는 반찬 한두가지,
시간 좀 남으면 소세지라도 몇개 구워서 싸갖고 나오는데
참 신기한게 이 도시락 그대로 그릇에 담아 먹으면
그닥 맛없는 밥 한끼일텐데
단지 도시락이란 이유 하나로
허접한 반찬이라도 꽤 맛난거예요.ㅋ
여기 맛들여서 주말에 남편이랑 미노 한끼식사도 도시락에 담아 주기도 한답니다.
물론, 반찬 따로 안하고 설겆이거리 줄이려고 그랬다고 말못해요..^^a
여튼...도시락 싸다니다보니,
가끔 친구들 만나면 가방에 든 도시락을 우연히 보게 되는데
도시락을 보자기로 묶어 놓은걸 신기해 하면서 보자기를 자꾸 탐내는 겁니다.
바느질 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깟 보자기,
첫 쪼가리 한장 잘라서 드르륵 박으면 완성되는건데
바느질 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선 신기하면서도 탐나는 물건인가보더라구요.
보자기쯤이야, 뭐.... 달라는대로 다 줘도 별로 아깝지 않다 싶어
아예 뺏길걸 염두에 두고 여러장 만들어 뒀어요.
아끼다가 똥될 위기에 있던 원단들,
아낌없이 죽죽 잘라서 만들어 두니,
보자기로도 쓰고, 주방 살림들 덮개로도 쓰고,
또 뜨거운거 잡을때 요렇게 써도 아주 유용하고 좋네요.
예쁜 그릇 아끼느라 전시만 하는거 너무 싫어 하는데
원단도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예쁜것일수록 가장 험하게, 자주 쓸 물건으로 만들어 주면
사용하는 내내, 자주자주 즐거워질테니까요.
Comments 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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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지요? 왜 조이님이 사용하시는 것은 모두 예뻐보일까요?
혹시...
조이님이...이 사진에 최면을 걸어 두시는 것은 아닌가요? ㅎㅎㅎㅎ
심플한 도시락통이 참 예쁘고, 그 도시락통을 감사고 있는 천도 예쁘고...ㅎㅎㅎ
맞아요...아끼다가 덩~~된다는 말에 공감하지만...
그래도
제일 아끼는 원단은 썰지(?) 못하고 쓰다듬기만 하고... 정작 사용못하고 하지요.
그릇도 마찬가지로 깨질까봐서...서로 짝도 안 맞는 것만 사용하고...ㅋㅋㅋ
저도 지속적인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는 마당에...
내일 운동하러가면서 도시락을 싸 가지고 가야 겠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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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요새 제가 그릇에 꽂혀 있는 통에 아, 조이님도 그런가봐, 다행이야~ 뭐이랬거든요. ^^;;
첫 원단이 솔레이아도인가 그렇죠? 푸른색 귀퉁이 꽃무늬원단은 리버티.. ㅎㅎ
제가 저 원단으로 만든 블라우스를 옛날에 알지도 못할 때 어떤 싸이트 세일에서 건져서 굉장히 이뻐했어요.
지금은 오래 입어서 물도 좀 빠지고 너덜거리지만 절대 못 버리구요.
지난 번에 아주 맘에 들었던 코팅린넨원단을 식탁보로 확 박아버리고나니 어찌나 상쾌하던지요.ㅋ
저 정도 보자기면 당연히 탐낼만하죠. 어디가도 팔지도 않구 말이죠.^^
그나저나 조이님. 가을에 꼭 린넨옷, 이쁜 걸로 하나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