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숙제 좀 하자 바느질 일기
2006.10.09 18:28 Edit
요즘도 가끔,숙제 안해가서 선생님께 혼나는 꿈을 꾼다.- -;;
한발한발 선생님의 숙제 검사가 다가오는 동안
심장이 아주 쫄아 들어서 무말랭이가 되는 느낌이랄까..
"아,이건 꿈이야' 하면서도 무지하게 쫄게 된다.
근데 말이지..
남편은 초등학교 6년동안 한번도 숙제를 해간적이 없다 한다.
숙제는 아침에 학교가서 하는 거라 굳게 믿고 있다나?
그 뻔뻔스러움이 부럽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숙제 스트레스는 여전하다.
내가 만들어 낸 숙제, 안한다고 누가 뭐랄 사람도 없는데
혼자 숙제 만들고 그거 못해서 혼자 쫄고,
그리고 해내고선 또 혼자 개운해 하고 있다.
완전 원맨쇼.- -;;
삼복더위까지 걸려있던 겨울커텐을 걷어 낼 여름 커텐을 드디어 만들었다.
36수의 고운 조직 흰색 리넨.
이 원단 찾았을때 완전 '심봤다~~' 를 외쳤다.
100%마 임에도 면이 좀 섞인듯 부드럽고 워싱가공된거라
자연스런 주름이 일품이다.
커텐 디자인은 오로지 이거 하나다.
다른 디자인으로 만드는 방법도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다.
저 커다란 원단 덩어리를 들고 씨름하고 싶진 않다.
옆구리 시접이라도 박아준걸 감사하라, 고 말하고 싶을뿐.
하얀리넨 커텐의 뽀송한 느낌,여름날 하얀 햇볕에 바싹 마른 소창의 느낌이랄까...
그리고 또 하나의 숙제.
집에 손님이 오실때면 대접 한답시고 얼음 동동 띄운 음료수를
쟁반에 받쳐들고 우아하게 등장하신다.
근데, 잔 옆구리를 타고 주르륵 흘러내린 물기땜에
주책맞게도 쟁반위에서 스케이트를 타주시는 컵님.
허거덩,@@;; 졸지에 아줌마 스타일 완전 구겨진다.
그것땜에 컵받침 반드시 만들어 내리라 다짐했었는데
드디어 만들었다.
원단은 사파리스커트 만들고 남은 원단이랑 이런저런 짜투리 원단들.
원단도 조금 들고 시간도 조금만 투자하면 되고..
한타스로 만들어 보리라 두주먹 불끈 쥐어 봤지만
귀.찮.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개인매트.
거실테이블위에 과일 접시 놓을때 '탕'하는 소리가 싫어서 만든 것.
역시 마원단이라 느낌이 좋다.
자..이것으로 이번주 숙제는 끝.
다음주 숙제는 아들녀석 바지 만들기다.
요즘은 바지들이 다 반골반 바지구만,
이 녀석 그 반골반에 적응을 못하고 있다.
짧은 밑위를 허리까지 껴올리느라 궁댕이가 바지를 열심히 먹고 있다.
궁댕이 배터져 죽기전에 빨리 바지 만들어 주자..
근데..너무 덥다...- -;;
Comments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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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열씸히! 옷만들었답니다.혼자 필받아서 신랑 못입는 누리끼리한 난닝구로 딸래미
쫄쫄이 원피스 만들고...만들다만 내치마...겨우 끝내고.
근디 이눔의 신랑이 어제밤부터...오후 2시까지 잠만 퍼질러 자더니...베시시 일어나 한다는말이...
지금 몇신데 밥도 안차려주노...? 젠장...언젠 깨운다고 생 난리부루스를 치면서...
그냥 군말 않고 구수한 된장찌개 끓여서 떡하니 차려줬죠.상까지 내가 치우면 정말 열불터질것
같아서 상은 오빠가 치워~하고 딸래미데리고 거실로 줄행랑~~근데 치울려면 확실히 치우던지..
상도 닦지도 않고..증말.
그러다가 또 계속 퍼질러 잡니다.오늘 야근조라서 피곤하니 어쩌니...해서...그냥 뒀습니다.
별루 덥지도 않은날..혼자 열불내며...병나발 불었습니다.
오늘 옷을 두가지나 완성해서 스스로 대견스러워하다가 신랑땜에 무너진하루였습니다...
마누라가 참아야할까요??으구.. -
조이님 글 읽다가 혼자서 낄낄거리면 웃었습니다.
동감의 웃음입니다, 그려...혼자서 숙제내고 안했다고 뭐라하는 사람 없는데도
그거 안했다고 맘 한구석 추를 매단듯 묵직하게 안고 다니다가
해치우는 날엔 혼자 기분좋아...싱글거리고...
사실 제가 지금 한 20일 뒤면 몸 풀어야하거든요? 근데 미쳤는지...
페인트랑 기타 필요한 물품들을 잔뜩 사서 쟁여놓고는 맘 무겁게 쳐다만 보고 있다니까요...
그리고 저희 집에 벽장이 하나 커다란게 있는데 그걸 큰 놈 놀이방으로 만들어주자고
결심을 하고 나니...그 벽장안에 쌓여있던 그 쓰레기(?)들을 어찌 청소하나 싶은 맘에...
또 잠을 설치고...결국엔 청소도우미 아주머니를 불러다 청소하고...도배도 하고...뭐 그러기로
신랑과 결정을 봤지만 아직 눈앞에 해결된 일이 아니니...
그래서 조이님 글이 더 공감이 갑니다...
오늘 내일 비가 온다죠? 시원하게 비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비오기 전에 다 해치웠으면 정말 좋았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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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님,,커텐은 단조로우면서도 그 나름대로 깨끗한 군더더기 없는 멋이 있어 좋아요...숙제 해놓으신 것들이 어쩜 이리 다 예술인지,,,기회가 되면 반드시 조이님 강의를 듣고싶습니다...그럴려면 우선 애들부터 열심히 좀 키워야겠네요,,,더운 여름 건강히 보내세요,,,참 홈피도 넘넘 멋찌게 변했는걸요,,대단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