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오더메이드 바느질 일기

언제나 그렇다...

스몰샵 배송을 마무리하고 나면

바느질 해야 할 거리가 쌓이고 쌓여서

어떤 땐 내가 정승판서댁 삯바느질거리

한보따리 받아와서 호롱불아래 바느질하는 아짐인가...싶기도 하다.


다르다면 나는 미루고 미루고 또 미루기만 한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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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미뤄댔더니 

아들녀석 쪼아댐이 넘 심해져서 도저히 견디지 못하고

한 일주일은 아들녀석 옷만 만들었다.


오더 받은대로

다크쉐도우 패턴을 사용해서 만든 롱가디건? 점퍼?


다크쉐도우 패턴에서 길이만 늘인건데

187cm 아들녀석에게 롱기장,

내가 입으니 발목까지...

그래서 예상보다 원단이 더 들어가는 바람에

허리끈은 못하고 주머니도 이어 붙여서 겨우겨우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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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단은 요즘 트랜드이기도 한

쿠션지랄수도 네오프랜이랄수도 있는 원단.

근데 조직이 특이해서 안쪽은(실은 이게 겉면일지도 모른다) 

피케조직같은 모양.

겉면은 네오프랜같은 조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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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네오프랜처럼 보온성 좋고

핏을 딱 잡아줘서

유니크한 라인이 나오지만

안은 티셔츠같은 느낌이라 네오프랜의 몸에 붕뜨는 차가운 느낌은 없어서 좋다.


근데...

완성하고 미노도 넘 마음에 들어하고

다 좋았는데.. 입어보던 녀석이 

'앗! 핀이 꽂혀 있는데??' 해서 깜짝 놀라서 봤더니

피케원단조직과 네오프랜원단조직의 가운데 층에

원단의 모양을 잡아주기 위한 방법일듯한 나일론사 같은게 들어가있었다.

이게 옷을 만들면서 잘린 끝이 까끌까끌하게 손에 만져진다.

헐~

얼마전에 미노가 산 네오프랜 티셔츠가 있는데

그것도 시접쪽이 다 이렇게 까끌거려서

오버록사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원단의 특성때문이었음.


어쨋든.. 그래서

그냥은 못입는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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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접을 모두다 감싸 처리했다.

삽질도 이런 삽질이 없지..

시접처리하면서 까탈스런 아들넘 욕을 얼마나 했는지

아마도 이넘 오래 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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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하고 나니 탐나서

내것도 하나 만들어 입고 싶지만...

시접처리하기 겁나서 그냥 마음만 먹었다..로 결론을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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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또..

미노가 원하고 원하던 체크바지.


체크, 스트라이프, 꽃무늬 등.. 

무늬 있는 원단 별로 안좋아해서 좋은 원단이 있어도

손이 안가게 되는데

나랑 취향이 비슷한듯하면서도 다를땐 너무나 다른 아들녀석은

프린트원단을 좋아한다.

그래서 전부터 체크바지 만들어 달라고 엄청 졸라서

팔자에 없는 체크바지원단을 발품팔아 구하고

잔소리 듣기 싫어서 가봉까지 해서 완성한 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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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엔 뭔 아저씨 바지처럼 보이지만

입으면 이쁘긴 함.

양복바지 같은 그런 모직원단이 아니라

스판성 좋은 도톰한 면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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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까지 하고 엄청 신경써서 만들었는데

지금보니 체크는 전혀 안맞추고..

만들면서 맞출 생각도 전혀 안했음..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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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판성도 좋고

도톰한 두께때문에 녀석 입은걸 보니 다리살을 꽉 잡아줘서

핏이 아주 날씬하게 나오길래 

블랙니트아래에 입을 내 스키니도 하나 만들어 입어야 겠다.. 했는데

남은 원단이 전혀 없음.

또 마음만 먹고 마는 걸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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