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들을 위한 점퍼 바느질 일기
2008.11.02 22:56 Edit
남편은 자기 옷 사는걸 무~지하게 싫어한다.
그러면서도 멋내는건 또 은근 좋아한다.
이런 이중성땜에 결국 피보는 건 나.
얼마전 외국에서 주문하신 스몰샵 회원분의 물건을
국제우편으로 보내드릴 일이 있어
마침 우체국에 볼일이 있던 남편에게
대신 부쳐달라고 부탁을 했었다.
그런데 다녀온 남편왈.
우체국 직원이 자기한테 "excuse me~" 하더니
영어로 열심히 말을 하더라는 것.
남편이 "저, 이 동네주민인데요.." 하니
그 우체국 직원 "앗! 한국말하시네요?!" 하며
아주 그냥 화들짝 놀라더라고.
그러면서 "내가 그렇게 스타일리쉬해 보였나?" 신이 났다.
흠...
"외국인도 여러종류인데??" @@;;
여튼, 그날 이후로
날씨가 꽤 쌀쌀해졌음에도
그때 입었던 트렌치코트(세번째 패턴북작업때 만든) + 머플러+바지를
주구장창 입고 다니는 남편이 보기 싫어서
점퍼를 새로 만들었다.
레자를 무지하게도 싫어하는데
이 원단은 가죽느낌이 나지만
티나게 "나 레자입니다.!" 하지 않아서 좋다.
카라는 스탠드 카라를 할까..하고 분명 고민했었는데
어느순간, 그 고민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제일 무난한 카라로 해버린..- -a
주머니를 상자주머니를 할까말까..하다가
너무 골치 아플듯해서 그냥 모서리에 다아트만 넣어
입체감을 살렸다.
해놓고보니 이렇게 한게 오히려 더 잘어울리는것 같기도 하고..
남편은 밑단이랑 소매단에 시보리 말고
그냥 단처리 해달라고 했지만
이미 재단해버린걸 어쩌라고...- -*
거기다 안감을 왜 누빔으로 해주지 않냐고 또 투덜..
그냥, 주는대로 입으셔!!
안감이랑 합치기전에 느낌이 어떤지 보려고
내가 입고선 어떠냐고 물었더니
울남편...
"내꺼가 아니었어?" 급삐침.
아... 내가 아들 둘을 키우고 있구나..
그중에서도 큰 아들 키우는게 더더 힘들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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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님!! 멋져요.
바느질 내공이 많~이 부족하지만 울 남편에게 선물하고 싶어요.
제가 입는 점퍼중에 목부분까지 시보리된 옷이 있는데, 남편이 많이 탐냈거든요. 사이즈가 조금만 컸어도 아마 입고 다녔을 거예여..이 계절이 올때마다 한번씩 걸쳐보거든요. ㅋㅋㅋ
근데, 아마 이 옷을 봤다면 뻑이 갔을 거예여. 딱 떨어지는 깔끔한 스퇄 아주 좋아라하거든요. 정말~ 쵝오예여.
조이님~! 바느질 연습 많이 하고 있을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