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여의도... 소소한 일상


그때 내꿈은 드라마작가였다.
2번째의 도전으로
꿈에 그리던 한국방송작가협회교육원에
들어가게 되었을때...
어둡고어둡던 내 20대의 터널에
이제 조금 빛이 드는구나..했었다.

1주일에 한번, 서울행 기차에 올라
영등포역에서 여의도로 가는 버스를 갈아 타고
몇시간의 교육원 수업을 듣고
다시 기차시간에 맞춰 숨차게 뛰어가던
그 6개월의 시간.

교육원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던 내게
지금의 내 나이인 수강생분들이
"젊으니 얼마나 좋아?'하시던 말씀도,
"인생 경험을 더할 필요가 있다"
던 작품평도...
그때는 이해되지 않던 것들이 지금은 절로 고개 끄덕여질만큼
시간은 이렇게 흐르고 나도 나이가 들었다.

지금도 버리지 못하고 책장한켠에 꽂아둔채
때때로 꺼내보는
누렇게 탈색된 교재,드라마대본,그리고 수강생 회지,주소록.
그속에서 지금은 알만한 사람은 다아는 드라마작가들의
이름을 보게 될때면 알지못할 그리움으로 눈가가 뜨거워진다.

1989년의 여의도...
열어둔 버스창으로 초여름의 풀내나는 바람이 불어오던,
이루지 못할 사랑처럼 애타고 애탄 꿈을 꾸던
그 시간이 눈물나게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