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것도 만든다. 바느질 일기


요즘 미노는 사춘기를 겪고 있다.
하루종일 친구들과 몰려다니느라 얼굴보기 힘들고
엄마의 말에 반박을 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내가 알던 녀석은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다른 녀석이 어디선가 쑥 나타난것처럼 혼란스러운 시간들..

지금까지의 녀석과 너무 다른 모습을 매일매일 보여주는지라
적응이 안된 나.
우울증세로 한동안 힘들었다.
보다 못한 남편이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정말 가야겠다..맘을 먹고는
예전 부모교육 받을때의 책이랑 노트를 다시 꺼내봤다.
보고나니..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세상을 향해 힘든 홀로서기를 하는 녀석에게 격려는 못해줄망정
붙들어 앉히려고만 했구나..

책의 한구절처럼..
"사춘기 아이를 둔 엄마는
쓸개가 다 녹아내리는듯한 인내의 시간을 겪어 내야 하지만
그게 부모로서의 해야할 일이라면
기꺼이 견디어 내야만 한다"
는 힘든 의무를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하고나니
녀석을 대하는 것이 한결 편안하다

한동안 야단만 치고 화만 내던 엄마에서
조금은 편안해진 엄마로 돌아와 녀석도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나보다.
밤늦게 불쑥 자기가 그린 도안을 내민다.
"엄마, 커플티 만들어 줄수 있어여?"
"음..그러지 뭐... 근데 마음에 안들수도 있을텐데?"
"이렇게 만들어 주심 되는데... 티는 후드티로 해주실래여?"
"음..그러지 뭐."
"고마워여.."

그래서 만든게 이 티셔츠.







앞판은 같고 뒤판은 여자친구껀 여자아이 이미지.
미노껀 남자아이 이미지로.




포장까지 곱게 해 줬는데..
사진찍어 여자친구 보여줬더니 뒤판의 이미지가 넘 작아 썰렁하댄다.
"그래? 그건 니들이 촌스러서 그래,뭘 볼줄 모르는구나?"

히유...
내 커플티도 안만들어 봤구만..이런거 까지 만드는 구나.
자식가진 죄인이란 말이 왜 나왔나 알고도 남음이 있다.

앞,뒤판에 그려넣은 이미지는 소중하게 저장.
앞으로 커플티를 얼마나 만들어 대야할지..
여자친구 바뀔때마다 이니셜만 바꿔서 써먹어야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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