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것도 만든다. 바느질 일기
2007.06.27 16:57 Edit
요즘 미노는 사춘기를 겪고 있다.
하루종일 친구들과 몰려다니느라 얼굴보기 힘들고
엄마의 말에 반박을 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내가 알던 녀석은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다른 녀석이 어디선가 쑥 나타난것처럼 혼란스러운 시간들..
지금까지의 녀석과 너무 다른 모습을 매일매일 보여주는지라
적응이 안된 나.
우울증세로 한동안 힘들었다.
보다 못한 남편이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정말 가야겠다..맘을 먹고는
예전 부모교육 받을때의 책이랑 노트를 다시 꺼내봤다.
보고나니..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세상을 향해 힘든 홀로서기를 하는 녀석에게 격려는 못해줄망정
붙들어 앉히려고만 했구나..
책의 한구절처럼..
"사춘기 아이를 둔 엄마는
쓸개가 다 녹아내리는듯한 인내의 시간을 겪어 내야 하지만
그게 부모로서의 해야할 일이라면
기꺼이 견디어 내야만 한다"
는 힘든 의무를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하고나니
녀석을 대하는 것이 한결 편안하다
한동안 야단만 치고 화만 내던 엄마에서
조금은 편안해진 엄마로 돌아와 녀석도 마음이 조금은 편해졌나보다.
밤늦게 불쑥 자기가 그린 도안을 내민다.
"엄마, 커플티 만들어 줄수 있어여?"
"음..그러지 뭐... 근데 마음에 안들수도 있을텐데?"
"이렇게 만들어 주심 되는데... 티는 후드티로 해주실래여?"
"음..그러지 뭐."
"고마워여.."
그래서 만든게 이 티셔츠.
앞판은 같고 뒤판은 여자친구껀 여자아이 이미지.
미노껀 남자아이 이미지로.
포장까지 곱게 해 줬는데..
사진찍어 여자친구 보여줬더니 뒤판의 이미지가 넘 작아 썰렁하댄다.
"그래? 그건 니들이 촌스러서 그래,뭘 볼줄 모르는구나?"
히유...
내 커플티도 안만들어 봤구만..이런거 까지 만드는 구나.
자식가진 죄인이란 말이 왜 나왔나 알고도 남음이 있다.
앞,뒤판에 그려넣은 이미지는 소중하게 저장.
앞으로 커플티를 얼마나 만들어 대야할지..
여자친구 바뀔때마다 이니셜만 바꿔서 써먹어야지..ㅋㅋ
Comments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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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는 정말 좋은 엄마를 둔거 같아요...^^ 미노여친 정말 좋겠당...
얼마전에 올케언니한테 큰조카녀석이 맘에 드는 여자친구한테 고백하고 커플하기로 했단 야그듣고 참 신기해하면서 웃었는데...지금 4학년이거든요..ㅋㅋ 요즘 초등학생들 커플링야그도 들었구요...^^
하긴 5살짜리 울 꼬맹이도 유치원서 좋아라 하는 남자친구가 있는걸요..게다가 어제 샘 말로는 율동하는데 다른 친구랑 짝하라고 했더니 울고불고했다는 말을 들으니...헤~
지금은 웃으면서 보고 있는데...사춘기때 그럼 왠지 제가 더 고민할듯...ㅋㅋ
정말이지 너그럽고 다정한 엄마되기 넘 힘들거 같아요... -
미노는 좀 일찍 사춘기가 시작되었네요. 그래도 고등학교 3학년쯤 가서 사춘기 앓는 늦보기보담 훨씬 낫다고 위로해 보심이..
아이들 키우다 보면 저절로 도 닦아서 하늘로 선 채로 우화등선할지도 모른답니다.
언제든 터질 준비가 되어 있어서, 부모가 조금 건드리려만해도 핑계김에 스스로 터지지요.
믿고 바라 보아 주고, 그냥 하는 대로 열심히 말 들어 주고, 가끔씩 안아 주고,
내가 화가 나도 안난 척 하는 것은 다 알기 때문에 그냥 내 화가 가라앉기를 기다려야 하고 마음으로 너 힘들겠구나. 하고 안스러워해 주기. 이게 군대 가있는 아들이 고2부터 겪던 질풍을 함께 겪으면서 도통하게 된 것이랍니다.
조이님도 이제 도사 되는 수업을 시작하신 거랍니다.
어쩌겠어요? 겪어야 한다면 겪어야지.
그것도 이쁜 내 아들이니. 그대로 받아들여야지요.
주제 넘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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