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바느질 일기


다니고 있는 일본어학원에서 레벨이 한단계 올라가면서
그동안 가르쳐주셨던 선생님과도 마지막 수업이었다.
너무나 열심히 잘 가르쳐주셔서
뭔가.. 감사하단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근데 이게 참 애매모호한게 잘못 선물했다간 괜히 오버가 될수있으므로
부담이 전혀 안가는걸로 하는게 좋지 싶다는... 나, 소심녀.아니..아짐. - -;;



그래서 만든게 이거.
딱 손바닥만한 휴지케이스다.
짜장면 시키면 알아서 쭐래쭐래 따라오는 단무지처럼
주유소에서 기름 넣으면 영수증이랑 따라오는 휴지.
그거 넣으면 딱인 사이즈다.



주유소에서 받은 휴지가 처치곤란이라
가방에 넣어 다니려고 만들어 본게 요건데..
이거 무지X100 좋다.
쬐끄만사이즈라 들고 다니기 좋고,
돌아다니는 휴지들도 구재해주고..
책상앞에 걸어 놓고 쓰기도 좋고..
내가 너무나 잘 쓰고 있는거라
남도 그럴거야... 무대포로 결정해버렸다.
안좋아하시면...아, 그건 빨강휴지케이슈~
니 팔자다. - -+

이 휴지케이스처럼,
요즘은 왠지 작지만 마음이 담겨진 것들에 끌린다.



그동안 한가지 상표의 올리브유만 고집했었는데
병 양옆으로 잡기 좋도록 홈이 파여있단 이유하나로
덥썩 사버린 올리브유.



"옷!! 드뎌 사람들 마음을 읽은거야?!"
괜히 감탄해 마지 않던 어릴적 서울우유 비스므리한 병우유.



그리고 이것.
요즘 사전 찾아가며 보고 있는 '만드는 사람, 그 일상생활'
이라는 책.
스타일리스트,요리가,수예가..등등
손으로 뭔가 새로운걸 만들어 내는 사람들의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써 놓은것.
이 책이 끌리는건.
우리의 경우, 스타일리스트 누구를 소개한다 하면
'옷을 잘입으려면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됩니다.' 하거나
요리사 누구를 소개하면서
'자녀의 키를 자라게 하기 위한 추천메뉴?..식의 이야기가 아니어서 좋다.
단지, 그 사람의 사소한 이야기를 귀하게 담아주는 것.
그리고 손으로 만들어 내는 걸
궁상 맞다거나 고된 노동으로 보지 않고
가치 있는 그 무언가로 보아주는 것.
그 하나로 마음을 끌기에 충분하다.

... 때론 제자리 걸음도 귀하다.
왜 남들만큼 뛰지 못하냐.. 채근을 받더라도
게으름이 아니라, 단지 천천히 걷는 걸음이라면
뜀박질에 비교당할 이유가 없다.

물론...
저만치 육상선수처럼 달려가는 이의 뒷통수를
한대 후려치고 싶긴 하겠지만서도...- -;;

** 휴지케이스 결국은 선물 못드렸다. 게을러서 드리는 타임을 놓쳐버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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