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수요일 바느질 일기





비가 온다.
산불로 그 많은걸 잃어버리는 동안 내리지 않던 비가 뒤늦게..
아니 어쩜 어제 하루동안 그 많은 연기들이 하늘로 올라가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내리는 비 일지도..
몇해전 강원도 여행길에 들렀던 낙산사.
고즈넉하던 그 산사가 참 좋았었는데 그게 다 타버렸다니..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천년을 아껴온 걸 한순간에 홀라당 잃어 버렸다....
....
첫번째 책을 만들때도 또 이번책 작업도 함께 하고 있는 김준기자.
미노표현을 빌리자면 '웃기고 야무지게 말하는 기자아줌마'
이 사람에게 난 빚진게 많다.
처음,양재책을 만들자고 동아일보에 제안하고 나를 추천해줬던 사람.
그래서 두고두고 빚을 값아야할 사람이지만
본인은 극구 아니란다.
자기가 아니었어도 누군가에게 제안을 받았을거라고..
글쎄..과연 그랬을까?
여튼. ..며칠전 전화통화에서 이달부터 옮긴 어린이집에서
이불을 보내달라고 연락이 왔다한다.
"언니,그냥 집에서 덮던 이불 보내면 되죠?"
하는 말에
"내가 만들어 주께요" 했다.
본인이야 극구 사양했지만 내 똥고집.
한다면 한다.- -;b
4살 먹은 그녀의 아들
(4살이 맞나? 늘 개월수로 얘기하니 원..)
일때문에 너무 이른 나이에 맡기는걸 늘 마음 아파하고,
촬영하다가도 문득 "우리 애기 보고싶다.." 할때면
나도 덩달아 맘이 짠하다.
물론 ,전형적인 B형답게 그러다가도 룰루랄라하는게
신기하긴 하지만.- -a
그래서 며칠후 만나면 주려고 이불을 만들었다.




원단은 지난번에 남편이랑 미노 커플 파자마 만들어 주려고 사뒀던 원단.
내가 가진것중에 가장 유아틱한거라 간택된것.




40수프린트면과 하늘색 타월지사이에 누빔솜을 넣어 블랭킷 크기로 이불을 만들고
베게속은 유아용베게가 지나치게 폭이 좁은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퀼트할때 쓰는 방울솜을 넣어 속통을 따로 만들었다.
솜을 많이 넣지 않아 아기들이 쓰기에 적당할것같다.




그리고 어린이집에 가져갈때 보자기에 싸들고 가면 스타일 구기므로
주머니도 함께 만들었다.
어린이집에서도 보관하기 좋지 않을까 싶고..




사진을 컴에 다 옮기고 창을 닫는데..
헉! 이거이 뭔가..
좀전에 미노가 잠깐 컴을 쓰고 갔으니 녀석이 만들어 놓은걸텐데
열지마라니까 더 열고 싶어진다.
한참을 열까말까 고민하다 포기.
쯧..그런걸 고민하느라 마우스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꼴이라니..
나,바보가 분명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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