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남자아이 옷이란.. 바느질 일기
2005.01.20 21:47 Edit
무~지 오랜만에 미노 옷을 만들었다.
근데 몇백년만에 큰 맘먹고 만든 옷이 겨우 티셔츠 한장.
하지만 꼴은 이래도 나름대로 도를 닦으며 만든 옷이다.- -;;
남자아이옷,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되면
옷만들기가 정말 재미없어진다.
우선 크기에서 사람을 질리게 만들어 버린다.
성인여자옷보다 더 큰사이즈,이 옷도 내가 입으면 크다.
거기다 한술 더떠 요구사항도 많다.
색상부터 디자인까지..간섭이 심하다.
이 옷도 원래 의도는 라운드 네크라인으로 할 생각이었는데
굳이 후드를 달아달라고 우기는 통에 후드로 만들고 말았다.
주는 대로 고맙습니다,받는 미덕을 못가르친 에미 죄가 크다.
그리고 이건 나름대로의 경험담이지만
주니어 남자아이옷의 경우 한군데 정도 손이 많이 가는 포인트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단순하면 집에서 막 입는 옷같고
그렇다고해서 너무 복잡하면 시장옷 같고..
심플한 디자인이되 한군데 정도 장식적인 요소를 만들어
정성을 들여 만들면 틔지 않는 멋이 나는 듯해서 좋다.
그리고 유행도 어느 정도 따라 줘야 군말 없이 입는다.
밑단을 이리 만들었더니 뜨악한 눈으로 보다가
"지난번에 보니까 에릭이 이런 옷 입고 나왔던데?"
하니까 좋아라 헬렐레~
팔아 먹어서 미안, 에릭..- -;;
깁스한 팔로도 할건 다한다.
단,..일은 못한다.
이상하게 엄마가 일을 시킬때만 움직일수 없는 팔이 된다.
막간을 이용해 내가 만든 무기 공개.
미노에게 총 장난감은 절대로 사줄수 없다고 했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영원히.
그래도 너무 갖고 싶어하기에 나무젓가락으로 새총 비스므리한걸 만들어 줬다.
너무 좋아라하며 5연발,7연발 쏘아대는 통에
작업실 바닥은 흡사 고무밴드로 카펫트를 깔아 놓은 형상.
그리고..밝히면 내 인간성을 의심받을 일이지만
이걸 집에 갖고 와서 미노 몰래 쏴보다가 울집 강아지 흰둥이 코를 맞춰서리 코피냈다...
원래 시력이 워낙에 좋아서
유원지가면 상품 싹 휩쓸어 오던 사격 실력이긴했지만
그 단추구멍 만한 강아지 콧구멍을 맞출줄이야..
흰둥이 한테는 절대로 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던 미노한테 들킬까봐
화장실에 델구 들어가 몰래 코피 닦아대느라 혼났다.
정말 고의는 아니었음.
나 그리 인간성 나쁜 아짐 아님.
절.대.로 아님.ㅜ_ㅜ
Comments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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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노무 비비탄에 눈다쳐오는 아이를 일년에 몇명을 보았던지요...
그냥 출혈만 있다가 흡수되구 괜찮은 아이도 있었고 실명 위기를 맞은 아이...몇년뒤 그 후유증으로 백내장수술하러도 오구...
전 거 사주는 애들 엄마가 이상하다고 했죠...
2달전 제가 주는 용돈으로 조카녀석이 그걸 샀습니다.(울딸 둘이야 총에 관심이 없고)
지가 거품 물었는데도 친정엄마는 태연하심다.조카녀석(7살) 용돈 끊었심다...
제가 오버한다는거죠....ㅠㅠ;: 아무쪼록 사람 안상하는 장난감들을 팔아묵어야할낀데...어른들이...
참 밑단은 겹쳐서 박으신건가요?
0.5정도 안쪽꺼를 내려박으신건가요? -
처음 인사드립니다.
여기 들락거린지는 두어달 됬는데...벌써부터 인사 나누고 싶어 손이 간질거렸었는데...
당체 많은 글들이 한번에 읽어 져야 말이지요.
다섯살 난 딸애 친구 노릇하다 말고 하루치,
집치우고 늦은밤 눈 비비면서 이삼일치...
조이님 글도 재미 있지만 아줌마들(?) 리플들은 또 어찌나 맛있던지...
횟수로는 스물댓번쯤 드낙거렸나봅니다. 이삼일에 한번정도였으니까...
이제서야 다 읽어내고, 아니 오늘 또 한번더 읽고는 -지금까지 대여섯번쯤- 위로 받고 오는 길입니다.
해가 바뀌면서 둘째에 대한 갈등이 극심해져 요즘은 거의 피가 마를 지경인데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이 무척 위안이 되더라구요.
어디서 둘째 임신한 아짐이라도 만나고 오는 날이면 마음이 주체없이 흔들려 에 들어가서 아스피린처럼 곱씹어 먹고 온답니다^^
요즘 유행처럼 나도는 혈액형 이야기들에 심취(?)해 만나는 사람마다 슬쩍 혈액형 맞추는 취미가 생겼는데 말이지요.
조이님 글을 읽어 오면서 취향이나 감성같은...(글로만 알게 된 몇가지들이) 저와 비슷하다 싶더라구요.
하나 하나 심하게 맘에 드는 것이, 글에 배인 냄새가 그리 낯설지 않은 것등이요.
물론 바느질 이야기 하다 말고 뜬금없이 딴얘기 하시는것도^^;
아니나 다를까 AB형이시더군요.
웃었읍니다.
그러실줄 알았다 하구요^^
첫 인사가 너무 길지요.
그동안 하고 싶었던 말이 많이도 쌓였는지라-_-;
바느질은...그러니까...
아이 임신했을때 몇달 입을 임신복이 너무 비싸 만들어 입기를 시작으로,
딸아이 옷들은 제법 많이 만들어 입혔는데 원형 오려서 제대로 만든건 하나도 없는지라 지금껏 창피할 뿐이랍니다.
조이님 책보고 이제부턴 제대로 오리고 재서 만들어 보려고요.
근데...몇년간 사다 놓은 천만 세박슨데 제대로 풀어서 만들기도 전에 조이님 책속에 있는 천들이 또 탐나네요.
어쨌건 저도 여기서 재미있는 바느질 수다에 껴볼랍니다.
아무쪼록 앞으로도 쭈---욱!
재밌는 수다거리 만들어 주셔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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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그러고보니 1등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