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까탈스러운 등산바지 바느질 일기
2011.02.01 11:42 Edit
요즘 남편의 새로운 취미 생활은 등산.
토요일이면 여럿이든 혼자서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산에 오른다.
매주 등산을 다니다보니
단벌이던 등산바지도 여벌이 필요했다.
새 등산바지를 사러 간 날,
그 놀라운 가격에 입이 쩍 벌어진 남편.
원래 자기물건 사는데는 무지 인색한 사람이라
사지 말고 지난번 것처럼 만들어 달라는걸
마누라 잡을 일 있나!.. 고 버럭 하고 사와버렸다.
그리고 올해가 넘어 오면서
문득 '아, 봄,여름용 얇은 등산바지가 또 필요하구나!' 에 생각이 미치자
새로 샀던 등산바지의 가격이 새삼 되새겨지는거였다.
그 가격주고 또 사기는 너무 아까워 등산바지 만들기에 다시 도전.
예전부터 거래하던 원단상에 새로 산 등산바지를 아예 들고 가서
이런 원단 구해줘요...해서
아직 시중에는 나오지도 않은 봄,여름용 등산바지 원단을 구하고
지퍼도 최대한 비슷한 걸로 구해서 재료준비는 다했는데...
패턴이 너무너무 어렵다...OTL
앞판 무릎 부분만 입체적으로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꼼꼼히 뜯어보니 뒷판 무릎부분도 입체적으로 되어 있을 줄이야...
거기다 속까지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바느질하는
좀 쉽고 간단한 방법이 없을까.. 잔머리 굴리다 낭패도 보고...
(등산바지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통이 좁은 일자라인이 대세)
(무릎팍엔 고무재질의 엠보원단으로 패치.
3군데 다아트로 입체감을 줘서 무릎움직임이 편해요)
(바지단 안쪽으론 마찰에 강하도록 엠보원단으로 덧대었어요.
사진이 나팔바지 같이 나왔지만 나팔바지 아님..ㅜ.ㅜ)
(앞주머니 위쪽은 엠보원단을 덧대서 빗물가림막을 만들어 줬어요.
지퍼머리를 저 속으로 끼워넣으면 쏙 들어가지요)
모처럼 머리써가며, 머리에 쥐나가며, 머리 쥐어 뜯으며
만든 까다로운 바지 한장.
다시금 깨달은건 잔머리 굴리지 말자.
쉽고 간단하고 깔끔한, 그런 판타스틱한 방법은 절대!로 없다.
손이 간 만큼, 공이 든 만큼, 딱 그만큼의 결과물만 있을 뿐.
Comments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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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시.. 숙제가 생기는군요.. 이번 장에.. 올라 올 패턴일까요?.. 이리 힘들게 만드신 패턴인데.. 이리 공들여 만드신 바진데.. 저희는 너무 쉽게.. 조이님이 힘드셨다니.. 사실 겁이나서 저같은 엉터리가 할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저도 한 겨울 설악산엘 올라 가겠다고 우기는 남편.. 만들어 주고 싶어지네요.. 한번 올라 갈 거.. 빌려서 입고 가!.. 하고 들은 척도 않 했었는데.. 그런데.. 정말 등산복들도 너무 비싸더라구요.. 다 갖추어 사 줄 수도 없고.. 겨울용 등산티 한장 더 만들고 있었는데.. 바지도... 조이님 도움 받고싶어요~.. 기대.. 해도 되지요?...
참.. 명절 잘 보내시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 올핸.. 제발 아프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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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황금연휴에 더해진 이틀간의 황금휴가 였답니다.
저의 야심찬 계획은 지난 토요일부터 장장 4일동안 열심히 재봉질해서...
등산복 아래위로 쫙~ 뽑아내는 거였어요.
설 쇠고 산행일정이 있거든요..
그런데 토요일부터 계획이 틀어지기 시작해서....그 4일의 마지막인 오늘도...
허무하게 흘러가고 있답니다. 흑흑흑....
다른 싸이트에서 원단주문해놓고 토욜은 이사한 동생네 방문으로 하루보내고
일요일은 친정엄마 오시는 바람에 하루 다 가고...
월요일은 친정엄마랑 명절 장보고 모셔다 드린다고 하루 다가고...
오늘은 아이가 엄마가 휴가인걸 알고 어린이집 안가겠다고 해서,,,,,,,,,,,,,ㅠㅠ
주문한 원단도 받아보니 별로 마음에 안들고,,,,완전 낭패예요.
그냥 돈들여 구입해야 할 판이랍니다. 엉엉~
요즘엔 클라이밍팬츠가 대세인가봐요. 전 들러붙지 않는 헐렁한게 좋은데 말예요^^
(하체 튼실해서.....민망하게시리....꼭 스케이트 선수 핏이 나오거든요. ^^;)
이번 산행에는 못 쓰겠지만,,,,,,등산바지 패턴을 만드셨다니 눈이 번쩍 뜨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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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님, 퍼뜩(?~^^) 떠오르는 시나리온데요...
1. 조이님이 이번 장에 등산바지 패턴과 원단 부자재를 올리신다.
2. 본인 능력으론 택도 없으나 일단 질러 머리에 스팀나도록 고심하여 우째 우째 등산바지 하나를 만든다.
3. 우월한 패턴과 원단의 짝퉁 등산바지에 뻑간 남편, 등산바지만 입고 산에 우째 가냐고 등산셔츠까지 만들어내라 한다.
4. 본인, 등산셔츠 원단 빨리 좀 올려달라고 다음장 서기도 전에 가능한 모든 매체를 통해 시도때도 없이 조이님을 졸라댄다.
5. 조이님 스토킹에 질려 스몰샵 배송 끝나자 마자 또 스몰샵 연다.........
아....이런 시나리오가 현실로 되어도 좋겠지만, 걍...이번 장에 등산셔츠 원단과 부자재도 다시 한번만 올려주심 안될까요? 플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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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바지 멋져요~
이런 바지도 척척 만들어주는 아내가 있는 남편은 얼마나 행복하시겠어요^^
주위에서 엄청 부러워할것 같아요~
이런 디자인바지가 엄청 날씬해보이던데..
성인여자바지도 만들어주세요~
운동할때 입으면 좋을 것 같아요
마지막줄.. 정말 공감해요~
공든만큼 딱 그만큼의 결과가 있더라구요~ 특히 옷만들기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