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크 바느질 일기


아버지 병원에 갈때,

동대구역에 내려서 택시를 탄다.

'경대병원이요~' 하면 

기사님이 룸미러로 나를 한번 힐끗 보시고는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장례식장 가시나보네요?' 하신다.

'아, 아뇨.. 아버지께서 입원해계셔서..' 하면

너무 다행스럽다는 미소로

'아~ 그래요?' 하신다.


그게 한번이 아니고 몇번.

병실에서 자고 와야하니까 

최대한 편한 옷으로 골라 입고 간다는게 늘 올블랙.

가방, 신발까지 올블랙으로 입고 

역에서 대학병원가자하니 누구라도 장례식장 가나보다 하겠지..


몇번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내 옷장에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블랙옷이 조금 민망해졌다.

남들 화사한 컬러의 옷 입은건 너무 이쁘다~하면서

정작 나는 왜 늘 블랙이 가장 만만한 색상인건지..

겨우 옷 색상에도 용기를 내지 못하는 소심함 이라니..


그런 중에,

원단업체에 신상원단 샘플을 신청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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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런 컬러를 선택했더니 깜~~짝 놀라시면서

'핑크를 선택하셨어요????'

'네.. 올봄 유행컬러잖아요.왜요?' 

'와~ 핑크는 절대로 선택하지 않으시더니 와~~~~'


'느.. 늙어서 그런가봐요..하..하...하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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