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정상이 아닌 것 같지만... 바느질 일기
2014.02.25 13:11 Edit
우리집에는 남2, 여1, 인간 3인과
인간 취급받고 있는 정체성 모호한 아이 하나가 함께 살고 있다.
아침에 미노방에 가보면
이러고 있거나..
이러고 있는 아이...
미노 세살때,
처음으로 혼자 재우면서 무서울까봐 남편이 사다준 인형.
세살짜리 미노가 전~혀 멍멍이 인형답지 않은 이름을 지어줬었다.
(지금도 의문스러운건 대체 어디서 들어서 그런 이름을 붙여줬을까?
한자의 의미는 알고 말한걸까 싶을 정도로,
이름이 조선시대 서화가의 호 같은, 뭐 그런 이름임..- -;;)
여튼.. 모모꼬 인형옷을 신나게 만들고,
사진찍고 그러고 있으니까
'그딴 인형 뭐가 글케 좋다고, 바지에, 코트에...만들어 주면서
얘는 10년째 이노무 잠옷 하나네...'
째려보는 아들넘 무섭기도 하고
듣고 보니 양심에 찔리기도 해서
아들넘이랑 커플로 한벌 만들어줌.
나름 신경썼다는걸 보여 주려고 엉덩이에 꼬리 구멍도 내주고,
배색도 넣어서.
18세. **이.
내가 저 자리에 저렇게 앉아 있으면
'계속 거기 있을거야?' 눈치 주면서
쟤는 맨날 저 자리에 앉혀 놓는다.
그리고 아침엔 더 자라고 저렇게 곱게 눕혀 두고...
그리고 남편은 미노 없는 틈을 타,
몰래 안고 뒹굴고...
남들이 보면 '이 뭔 또라이 같은 짓이야?' 할지 몰라도
일주일에 한번 세탁하고 말리는 동안 발가벗겨 놓으면
애 추울까봐 걱정하고
나가면서 '**이 잘 챙겨줘~' 하고..
나중에 미노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와 또 함께 나이를 먹어 주었으면 하는 바램.
남들이 보면 분명, 우리 셋다 정상이 아니게 보이겠지만...
Comments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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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울딸이랑 비슷해서 한참 웃었네요^^
특이하게 너구리를 넘 사랑해해서 같은 인형의 작은버젼까지 구해서
가족을 만들어 요즘도 한창 빠져있답니다.
거기다 6살 아들래미까지 인형에 푹 빠져있네요.
둘이서 인형극을 하면서 말이죠 .
엄마가 바느질좀 할줄안다고 계속 옷을 만들어달라는 통에
성이 정체불명하나 자기는 여자라고 여기고 이쁜 원피스를 만들어달래서
만들어주고. . 겨울왕국의 엘사옷이 너무 이쁘다며
레이스를 인형손에도 걸수있게 해달라며 특별주문까지 해놓은 상황이예요^^;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다면 그때 자기인형을 물려줄거라는둥 ㅎㅎㅎ
정서적으로 아이들에게 좋은영향을 끼치는건 분명한거 같아요.
잘때도 둘이서 얼마나 끌어안고 자는지. . . ^^
조만간 푹꺼져있는 너구리에게 지방이식 수술을...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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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만 세살 아들은..죄 로보트만..ㅋ 아파요 -_-;;
돌+I 같지 않아요.. ㅎㅎ 울집도 남편만 동참해주믄 가능한데....ㅎ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