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항아리-2011년 매실액 담그기 사소한 것

전 그다지 부지런하지 못해서

때마다 가족들 보양식 챙기고, 보약챙기고,영양제 챙기고 그런걸 해보질 않았어요.

하다못해 절기마다 해먹는 음식이나 비타민제 하나도 챙긴 적이 없는데...


몇해전 아주버님께서 위암수술하시면서는

유난히 위가 약한 남편쪽 가족력이 좀 신경쓰이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남편보다는 미노가요..- -a

그렇다고 건강식품 유별나게 챙기는건 자신없어서

작년부터 위에 좋다는 매실액을 담그기 시작했어요.


몸을 위해 담는거니까 이왕이면 제대로 담그자해서

여기저기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담았는데

다행이 아주 성공적으로 완성한데다

식구들도 너무 잘먹어서 10kg 담은걸 2달만에 다 먹어치워서

올해는 25kg을 담그기로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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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오가닉에서 빌링톤 비정제설탕 라이트 머스코바도 흑설탕을 25kg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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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은

하동참매실농원에서 유기농매실10kg,

광양자연매실농장에서 유기농매실 10kg,

그리고 농협하나로 매장에서 5kg구입했는데요.

3가지를 다 따로 구입한건 비교해보려고 이렇게 구입한건데

정작 씻을때 다 같이 부어서 씻어 버리는 바람에 비교가 불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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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씻어서 반나절 정도 말린 후에

꼭지를 따는데, 작년에 이쑤시게로 꼭지를 따보니 그게 저는 좀 불편했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궁리끝에 귀후비개로 하니 아주 그냥 딱이더라구요.^^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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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를 다 따서 매실1:설탕1의 비율로 준비한 매실과 설탕을

매실 한겹,설탕 한겹, 이렇게 켜켜로 넣은 후,

맨위에는 설탕으로 덮어 줍니다.

저는 이때, 설탕을 한봉지 일부러 남겨뒀어요.

이렇게 해서 비닐로 입구를 봉한 단지를 하룻밤 두었다가

다음날 열어보면 맨위의 설탕이 녹아서 매실이 좀 보이거든요?

이때, 남겨두었던 설탕 한봉지를 그 위에 다시 매실이 보이지 않도록

덮어 채워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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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닐로 입구를 봉하고

집안에서 가장 서늘한 곳에 둡니다.

지난해에는 에어컨 실외기실에 뒀는데 올해는 완전 상전취급해서

거실소파뒷자리로.

여름에 더위를 못참아서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지라도 에어컨을 끼고 사는  우리집에서

제일 시원한 곳이 저기거든요.^^;;


저렇게 두었다가 10일후에, 

저희 남편이 아주 그냥 사명감을 갖고 하는 작업을 하는데요,

항아리를 열고 주방용품도매상에서 구입한 업소용 길다란 주걱으로

100번을 저어줍니다.

이건 동영상이라도 찍어 뒀어야하는데

아주 도를 닦듯이, 하나,두~울,세~엣...아주 경건하게 저어 줘요.

이렇게 저어서 바닥에 가라 앉은 설탕을 녹여 주고 항아리를 봉한 후

다시 10일을 두었다가  100번 젓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15일 후에 또 100번을 저은 후에 

처음 매실을 담은 날로부터 100일까지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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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드디어 100일 된 날.

저희는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매실을 건져보니

매실이 완전히 쪼글쪼글해져서 돌덩이 처럼 돼있더라구요.

매실건져낸 걸, 살부분을 저며 내서 매실장아찌도 만들고 한다는데

저희집 껀 칼날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씨랑 쪼그라든 껍질만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사실.

항아리가 두개잖아요?

분명 같은 재료, 같은 조건임에도 두 항아리의 매실액이 완전히 다른거예요.


작은 항아리는 작년에 처음 매실 담으면서 항아리에 담기로 하고, 

마침 작업실에서 판교의 저희 집으로 가는 길에 장인이 만드는 옹기를 파는 곳이 있더라구요.

주말에 거기 항아리를 사러 갔는데

주인아저씨께서 항아리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항아리 하나 사면서 항아리에 대한 설명을 족히 1시간은 들었나봐요.

그 항아리로 담은 매실액이 참 맛있었고,

매실액 담은 후에 그 항아리에 김장을 했는데 김치도 정말 맛있었기때문에

다시 그 가게서 항아리 하나를 더 살까 했는데...

거기서 다시 또 1시간 강의를 들을 생각하니 머리에 쥐가 나서 

하나로 농협에서 좀더 큰사이즈의 항아리를 샀던 거죠.

가격도 작년에 산 항아리의 1/3가격이라 너무 잘샀다고 남편이랑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매실을 건져보니,

작년에 산, 장인이 만든 항아리의 매실액은 꿀처럼 딱 그렇게 매실액이 만들어졌어요.

작년 매실액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농협 하나로에서 산 항아리의 매실액은 전혀 달라요.

꿀이라기보단 물처럼 주르륵 흐르는 형태로 됐더라구요.

두 항아리의 매실액의 형태가 달라도 너무 달라, 남편이랑 깜짝 놀라서

'그 아저씨 연설 듣기 싫어도 다시 가서 다른 항아리 사오자' 했답니다.

하나로에서 산, 항아리는 그냥 김장독으로 쓰기로 하구요.


개시로 한잔씩 얼음넣어 타먹어 보니

두 항아리의 매실액이 좀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역시 너무 맛있게 완성됐어요.


지난해엔 건져낸 매실액을 담을 용기가 마땅치 않아서 갖고 있던 유리용기들에 담고

패트병에도 담고 했는데,

항아리에 정성들여 담가서 패트병에 보관하는게 뭔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

올해는 병을 장만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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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보르미올리 밀폐유리병1L 10개를 11번가에서 37200원에 주문.

이걸 보더니 울 남편, 그냥 큰 유리병에 담아두지,

이런 병을 10개나 샀냐고.. 이거 안 쓸땐 어디 보관할거냐고...잔소리를 한바가지.- -;;

그런데 그 잔소리 하는 와중에 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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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아저씨가 낑낑 거리며 내려 놓으신 

orga shop에서 주문한 유리병 700ml 30개 1박스를 열어 보더니

더이상 아무말도....- -a

단지 눈치 없는 미노만

'헐...엄마 대~박!! @@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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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눈치봐가며 매실 옮겨 담고,

그 와중에 다이모도 찍어 붙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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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의 항아리에서 맨 처음 걸러낸 매실액은

따로 담아서 이렇게 보따리에 꽁꽁 싸서

그날 저녁에 바로 안양 아주버님댁에 갖다 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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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많이 샀다고 어이없어 하던 울남편,

이렇게 에어컨 실외기실에 매실병 꽉 채워 넣고 나더니

'부자가 된것 같다' 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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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에 얼마 받을수 있을까? .....라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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