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스런 손님주문은 받지 말자.- -;; 바느질 일기
2010.08.13 13:44 Edit
고1 아들녀석.
미술을 하는지라,
방학중에는 학교 보충수업+학원의 실기보충수업까지
토,일요일 없는 일주일을 살고 있다.
그런 방학아닌 방학이다 보니
뜬금없이 생긴 골치거리 하나.
일주일 내내 학원엘 가야 하니까 옷이 문제다.
중학교때 까진 어딜가든 교복차림으로 잘 다니던 녀석이
학기중도 아닌데 교복 입고 가기가 뭣해서 인지,
아니면 여학생들로 바글거리는 미술학원의 특성때문인지..
(물론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크지만...)
여튼, 하지 않던 옷타령을 하는 통에
최근 들어 사들인 옷도 꽤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만들어 준 옷도 꽤 여러 벌이 되었다.
그중에서 얼마전 트레이닝바지 가격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나
세미배기 스타일의 독특하면서도 딱 떨어지는 디자인이 너무 이뻐서 샀던
FUBU 트레이닝 바지.
이 바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다른 색으로 하나 더 사달라는 녀석에게
"트레이닝바지를 12만얼마 주고 산 미친 짓은 한번으로 족하다~ 응?"
하고는 몰래 세탁기에 들어가 있던 바지, 작업실에 들고 가
패턴 카피해서 만든 트레이닝 바지.
여름용 파워스트레치 원단으로 만들어서,
시원하고 맘에 쏙 든다며 입어 보던 녀석.
요 뒷주머니에 있어야 할 장식이 없다며
(FUBU오리지널에는 와펜이 박혀있다)
장식 달아줄때 까진 안입겠다 한다. 헐... - -;;
거기다 한술 더떠
그동안 학원갈때 하루도 안빠지고 입고 다니던
후드조끼.
전사지의 흰글자 사이의 블랙 여백의 저 색상이
원단색이랑 차이 나는게 너무너무 거슬린다며
이것땜에 입을때마다 뭔가 찜찜하다나?
그래서 바지 만들고 남은 원단이 있어
후드조끼를 다시 하나 만들었다.
물론, 뒷판의 전사지는 글자를 하나하나 다 오려내
여백공간이 없도록 해서.
(이게 왠 미친 짓...OTL )
그렇게 까탈스런 손님의 주문에 시달리며 만든
후드조끼+세미배기트레이닝복 한벌.
사진 좀 찍게 대신 좀 입어 달란 부탁에
'내 옷도 아닌데..거기다 사이즈도 큰 옷을 내가 왜 입어야하냐' 며
투덜거리는 남편.
까탈스런 AAA+형 + 옥니박이 + 곱슬머리 + 제비추리머리
고집불통 식별 4종세트를 알뜰하게도 갖춘
우리집 두남자 덕에 매일매일 피가 마르고 있음...- -;;
Comments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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ㅍㅎㅎ요즘 로그인도 안하고 들어왔다가 그냥 가는데... 이 글 읽고 그냥 뒤로 넘어갔네요.
그래서! 도저히 그냥 나갈 수가 없어서 로그인하고 글을 쓰고 있답니다.
제 아들도 미술을 하고 있거든요. 고3!!! 아주 징그러운 고3이지요.
매일 매일마다 옷타령에 아주 머리가 지끈지끈거리지요.
게다가 미술학원 갈 때마다 입을 옷이 없다며 아주 졸라대는 통에 얼마 전에는
녀석의 배기바지(어디서 샀는지 알 수 없는 희한한 배기 스타일...휴...)을 결국
카피해서 만들어주고 말았지요.
세상에 이 무슨 짓이라니?라면서 팔자 타령을 하고는 했었는데...
조이님의 글을 보니 전 새발의 피네요. ㅋㅋㅋ
괜시리 위로가 된 느낌이랄까요. *^^*
이 바지 장에 올려주실거죠? 휴...
괜시리 한 가지 건진 뿌듯한 기분이 드네요. -
조이님..마지막 몇문장이 귀를 간지럽혀서 도무지 맘에 들지 않아요..-_-;;
비록 옥니박이 제비추리는 아니지만..저 전사지 붙혔으면 저도 반드시
테두리는 모두 제거하고 글자만 붙혔을거라.. 이 글은 절대로 공감할수가 없어욧..ㅋㅋ;;
저도 피가 모자릅니다..;; 요즘 빈혈기가 있어요..누가 제 피를 말린건가요..-_-;
피가 말라서 좀 어지러우니 일단 그냥 넘어가고..정말 궁금한게 있습니다..ㅎㅎ
도대체 조이님 단나사마는 어째서 고분고분 착샷모델을 서주시는건가요..
자기옷도 아니고..더구나 맞지도 않고 큰옷을..비록 투덜거릴지언정..모델을 서주시는
조이님의 단나사마에겐 어떤 떡고물이 주어지신 건가요..
저희신랑은 제가 자기 옷을 그렇게나 많이 만들어줘도 착샷모델은 완강히 거부하는데..
무슨 비결이랍도..-_-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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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내 덕에 우리집 식구들 매일매일 피가 마르고 있는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