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바느질하기 바느질 일기
2010.01.08 17:54 Edit
작업실 테라스에 며칠째 눈이 소복하다.
발자국 남기기가 아까워서 그냥 보고만 있는 중...
며칠동안 니트셔츠 몇벌을 만들었다.
'아깝다,아깝다' 하면서 선뜻 손을 못대고 있던 울거즈원단.
이러다가 겨울 다 가버릴 것 같아
친구들에게 약속했던 니트셔츠를
디자인만 조금씩 달리해서 만들어 선물하고
마지막으로 남은 내몫의 니트셔츠를 바느질했다.
목에서 약간만 올라가는 폴라티이면서
입으면 목선이 살짝 내려와 네크라인선이 이뻐 보인다.
단순해 보이지 않도록 시접선을 밖으로 나오게 하고..
올이 안 풀리는 원단이라 단끝을 그냥 둘까하다가
자칫 지저분해 보일수도 있고 밋밋하기도 해서
원단의 양끝, 도르르 말린 부분을 잘라
안쪽에 덧단처럼 대주었다.
옷의 전체 길이는 80cm.
엉덩이를 다 덮는 롱니트셔츠.
이 길이가 겨울니트셔츠로는 아주 딱좋은 길이.
재작년까지만해도 겨울이면 폴라티를 주로 입었는데
지난해도 그렇고 올해도
두툼한 머플러를 하고 다니는지라
일반적인 폴라티는 좀 부담스럽고
이런 디자인이 제일 무난하면서도 또 제일 멋스럽다.
..그냥 드르륵 박아서 완성할수도 있는 간단한 티셔츠.
조금 마음을 먹고,
아주 천천히,
아주 꼼꼼히 바느질하노라면
대충대충 해버리려는 내 게으름을 조금 다잡아 앉힐수 있다.
내가 재봉사인지,
바느질을 즐기는 사람인지 헷갈리지 않도록....
Comments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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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제가 외우고 있는 말인데..^^
재봉사운운할 만큼 실력도 안되는 와중에 연말연시 여기저기 이상한 거 만들어서 뿌리다보니 힘들어지더군요. 내가 원래 하고 싶던 것은 이렇게 쫒기는 바느질이 아니었는데.. 하던 참이었어요. 그렇게 생각하면 저렇게나 많이 쌓아놓은 원단도 다 욕심이지 싶어 우울해지기도 하구요. 할 수 있는만큼, 즐길 수 있는만큼, 그렇게 천천히 해보자고 마음을 가다듬고 있습ㄴ다. 그나저나.. 마음에 드는 폴라티 패턴을 얻기 힘들어서 울거즈, 고스란히 대기중입니다.
자딕가디건을 만들고, 그 안에 세트로 입을 수 있는 폴라티도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기엔 요 폴라티는 품이나 길이가 좀 길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하옇튼 이번 장엔 꼭 폴라티 패턴 올려주시면 좋겠어요. 루즈한 거 안 루즈한 거, 두 종류면 좋겠다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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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짧은 저에게 딱 맞는 딱인 겨울니트인데.. 다음장에 패턴 기대해도 되나요? ~
울거즈 넘 좋아요 ㅎㅎ 하지만, 원단이 넘 좋아 아끼다 아직도 가위질을 못했네요 ..^^
울거즈 이제는 힘들겠죠? ㅠㅠ 이 원단도 욕심이 나네요 ㅎㅎㅎ
생계형 바느질에 매번 허겁지겁하는 저도 반성이 되네요..
확실히 정성껏 천천히 한 옷이 애착도 많이 가고, 입을수록 더 예쁘더라구요.
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비싸게 구입한 옷들이 한해 두해 가면서
비싼값을 하듯이 .. 입을수록 고급스런 느낌...
초보라서 확실히는 잘 모르겠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