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준바보니? 바느질 일기
2007.12.23 01:09 Edit
이번 small shop배송은 정말...ㅜ.ㅜ
자르기 힘들고 포장하기 힘든 패딩원단에다가
업친데 덮친 격으로 작업실이사일정에 맞춰야해서
거의 정신을 못차리는 그 와중에...
내가 엄청난 건망증으로
'아, 내가 그랬었어? 언제? 기억이 안나는데..ㅡ ㅡa 할때면
'준바보다!!!' 라며 혼자 똑똑한 척 다하던 울남편께서
큰사고를 쳐주시는 바람에 불난데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어버렸다.
사고의 개요를 훓어 보자면..
지난주부터 울아파트엔 엘리베이터에 공지가 나붙었다.
태안기름유출사고현장에서 사용할 면티셔츠나
면으로 된 헌옷을 모은다는 내용.
그걸 본 남편이 작업실 이사준비하면서 못쓰는 원단들 나오면
그거 모아서 갖다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보니,자원 봉사로 힘을 보태지 못하는게 뉴스를 보며 늘 안타까웠는데
이런거라도 내가 거들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작업실에 박스를 하나 만들어서 원단들을 모으고 있었다.
근데,배송으로 한참 정신이 없는 와중에
작업실에 들이닥친 남편.
"오늘까지 헌옷 모으는거 마감이래,지금 갖다 줘야 되는데?"
넘 정신없는 와중이라 보지도 않고
'거기 원단 모아둔거 갖다주면 된다'고 했는데
넘 많아서 갖고 가기 힘들다며 낑낑거리는 남편소리에
속으로 "뭔 남자가 그 정도가 많다고 죽는 소리야?" 했던 것.
근데..남편이 가고 한참 후 발견한 사실.
@@배송할 원단이 없다!!!!
이번 샵의 보물상자에서 판매한 예전 샵때의 원단들을 따로 모아두었는데
이아저씨,그것까지 다 실어가버렸다.
부랴부랴 아파트관리사무소에 전화해보니 이미 차는 떠났단다.OTL
아..나 죽어..
대체 누가 준바보인건데? ㅜ.ㅜ
.
.
.
이런 우여곡절들 속에서 작업실 이사.
이사전날 밤.
이사할 작업실에 가서 아키를 놓아두고 왔다.
옛날 울 외할머니께서 이사할 집에 이불 들고
먼저 가서 하룻밤을 주무신것처럼 아키가 그 일을 대신했다.
아직 마무리할 일이 태산이지만 새로운 곳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일을 할수 있기를 바랄뿐.
Comments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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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하셨겠어요. 조이님!! 어차피 저질러진일, 좋은일 하셨다 생각하세요. 제가 토욜 . 태안 삽시도 선에 갔었걸랑요~~~여수에서 5시간(새벽3시 출발), 배타고 1시간...차에 있는 시간이 넘 괴로왔어요.힘들고....샵시도 섬도 좋고, 서해안 바닷가도 넘 멋지고 좋은데, 바위며, 자갈,돌 모래가 모두 시커먼 기름 덩어리에 묻혀 있었어요. 모래 속을 파면 팔수록 , 시커먼기름 덩어리....ㅠㅠ , 근데, 기름 닦을 헝겁이 많이 부족했어요. 여수에서 대학강사인 외국인들도 몇분 ,같이 기름을 딲았어요. 그분들이 넘 고마웠구요. 사태가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더라구요. 전국민이 계속적으로 관심을 보이며, 자원봉사를 해야 할것 같아요. 삽시도 주민이 "그대는 바다가 우는 소리를 들었는가?" 라고 하시며 바다가 3일동안을 울었다 하시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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