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준바보니? 바느질 일기


이번 small shop배송은 정말...ㅜ.ㅜ
자르기 힘들고 포장하기 힘든 패딩원단에다가
업친데 덮친 격으로 작업실이사일정에 맞춰야해서
거의 정신을 못차리는 그 와중에...
내가 엄청난 건망증으로
'아, 내가 그랬었어? 언제? 기억이 안나는데..ㅡ ㅡa 할때면
'준바보다!!!' 라며 혼자 똑똑한 척 다하던 울남편께서
큰사고를 쳐주시는 바람에 불난데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되어버렸다.
사고의 개요를 훓어 보자면..
지난주부터 울아파트엔 엘리베이터에 공지가 나붙었다.
태안기름유출사고현장에서 사용할 면티셔츠나
면으로 된 헌옷을 모은다는 내용.
그걸 본 남편이 작업실 이사준비하면서 못쓰는 원단들 나오면
그거 모아서 갖다주면 좋겠다고.
생각해보니,자원 봉사로 힘을 보태지 못하는게 뉴스를 보며 늘 안타까웠는데
이런거라도 내가 거들수 있다면 좋겠단 생각이 들어서
작업실에 박스를 하나 만들어서 원단들을 모으고 있었다.

근데,배송으로 한참 정신이 없는 와중에
작업실에 들이닥친 남편.
"오늘까지 헌옷 모으는거 마감이래,지금 갖다 줘야 되는데?"
넘 정신없는 와중이라 보지도 않고
'거기 원단 모아둔거 갖다주면 된다'고 했는데
넘 많아서 갖고 가기 힘들다며 낑낑거리는 남편소리에
속으로 "뭔 남자가 그 정도가 많다고 죽는 소리야?" 했던 것.
근데..남편이 가고 한참 후 발견한 사실.
@@배송할 원단이 없다!!!!
이번 샵의 보물상자에서 판매한 예전 샵때의 원단들을 따로 모아두었는데
이아저씨,그것까지 다 실어가버렸다.
부랴부랴 아파트관리사무소에 전화해보니 이미 차는 떠났단다.OTL
아..나 죽어..
대체 누가 준바보인건데? ㅜ.ㅜ
.
.
.
이런 우여곡절들 속에서 작업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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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전날 밤.
이사할 작업실에 가서 아키를 놓아두고 왔다.
옛날 울 외할머니께서 이사할 집에 이불 들고
먼저 가서 하룻밤을 주무신것처럼 아키가 그 일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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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마무리할 일이 태산이지만 새로운 곳에서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 일을 할수 있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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