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위로하는 옷 바느질 일기


너무나 좋아하는 일본 브랜드에서
아주아주 단순한 디자인의 후드코트를 하나 봤다.
첫눈에 마음이 끌려서
구매대행사이트를 통해서라도 그 옷을 내것으로 갖고 싶었다.

그러나..
원래 옷의 가격에 구매대행수수료까지..
정말 거금이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갖고 싶었다.
이리 마음에 드는 옷이라면 거금을 들이더라도 하나도
아깝지 않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가...
아주 단순한 디자인이니까
우선은 한번 만들어 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들여 패턴을 만들고
원단을 찾아 나섰는데,
운이 좋게도 마인에 납품을 하는 모직원단가게를 찾아내고
한눈에도 퀄리티 좋은 이중지 원단을 찾게 되었다.

원래 내가 보았던 그 코트는 울테리로 만들어진 것이었지만
이중지로 만들어도 좋을듯해서
이왕이면 핸드메이드 방법으로 만들기로 결정.

그렇게 구해온 원단을 펴놓고
재단을 시작하는데...
한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다.
매주 한번, 같이 일본어 수업을 하고
또 매주 하루는 만나 차한잔 나누는 친구.
내가 아는 이들 중, 가장 착한 심성을 지닌 그 친구가
요즘 힘들어하고 있다.
이제 막 사춘기를 시작한 아이땜에 안타까워하고 있는 그 친구.
그 친구에게 문득 이 옷을 만들어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드달린 옷을 유난히 좋아하는 그 친구,
그 친구가 이 옷을 받으면 요즘 우울한 마음이 조금 풀어지지 않을까...
생각이 들면서
이 옷은, 그 친구의 옷으로 정해졌다.













며칠동안 원단을 가르고,
손바느질하느라 지금도 손가락이 아리지만
완성한 옷을 보며,
기뻐할 그 친구의 얼굴을 상상하며..
내가 입을 옷이 완성된것보다 몇곱절은 행복하다.

..때로는 옷하나가
옹송그리고 앉은 마음을 토닥토닥 도닥여 줄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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