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어둔 사진이 아까워서.. 소소한 일상

며칠전..

동아일보의 박기자님(실은 차장님)과 통화를 하면서

다음 책은 대체 언제 시작할거냐는 조곤조곤한 갈굼에


' 이상하게 이 집에 이사온 후로는 

집 현관문을 딱 들어서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요.

노트북은 절대로 꺼내기도 싫고

하다못해 작업실서 마무리 못하고 가져온 

단추 하나 다는 것도 귀찮아서 안하고

그대로 가방채 다시 가져가요.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은데 이 집이 뭔가 이상한거같죠?'

했더니


'아뇨, 그건 집이 이상한게 아니라...

나이 들어서 그래요.

우리가 늙어서..'


'아....아하~ @@!!'

그게 정답이었다.


사진찍어둔 것도

그냥 카메라째 던져뒀다가

뭔가 지우기는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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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친구(사실은 세살많은 언니)의 친구가 하고 계시는 

경리단길의 디저트카페에 갔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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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 직전이라 이런 장식이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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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셨던 분이라

가게 인테리어도 모두 직접하신거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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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오래 사셨던 분이라 

이런 작은 소품에도 신경을 많이 쓰신듯..

친구는 진해서 너무 좋아하던 커피.

난 두잔 마시고 속이 조금 쓰렸다.

한잔만 마실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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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르트, 케잌도 모두 직접 구우신거라는데 '대단하시다~' 하는 생각보다

'넘 힘들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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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들어갈땐 조용했는데

앉자마자 손님들이 막 들이닥쳐서 따로 이야기하고 뭐할 겨를도 없어서

다음에 다시 오기로 하고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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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나와서

경리단길을 아주 천천히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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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메이드 악세사리 가게였으나

장식된 인형이 너무 이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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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엽기적인 물건 많던 가게.

해골바가지 같은 애 하나 사려고 들어갔더니 

그건 파는게 아니래서 삐쳐서 나옴.


경리단길은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남자든 여자든 어쩜 다들 그렇게 옷을 멋지게 잘입는지

앉아서 남 옷입은거 구경하고 시간을 보내도 지루하지 않을것 같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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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으로 엄마의 관심도를 체크하는 울아들은

늙어서 집안 일이 귀찮아 대충 밥차려 주는 엄마에게 삐쳐있다가

닭가슴살 꼬치 하나 만들어 줬더니

맘이 조금 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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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선선해지니 다시 피우기 시작한 향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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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날이 다 밝지 않은 아침.

선선한 기운에 가디건 걸치고

초에 불을 밝히면 

뭔가... 

게으른 내가, 

자고 일어나니 부지런 사람이 된 것 같은 착각이 들어서 좋다.


물론 아주 잠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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