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항아리-2011년 매실액 담그기 사소한 것
2011.09.29 20:07 Edit
전 그다지 부지런하지 못해서
때마다 가족들 보양식 챙기고, 보약챙기고,영양제 챙기고 그런걸 해보질 않았어요.
하다못해 절기마다 해먹는 음식이나 비타민제 하나도 챙긴 적이 없는데...
몇해전 아주버님께서 위암수술하시면서는
유난히 위가 약한 남편쪽 가족력이 좀 신경쓰이기 시작했어요.
솔직히 남편보다는 미노가요..- -a
그렇다고 건강식품 유별나게 챙기는건 자신없어서
작년부터 위에 좋다는 매실액을 담그기 시작했어요.
몸을 위해 담는거니까 이왕이면 제대로 담그자해서
여기저기 자료도 많이 찾아보고 담았는데
다행이 아주 성공적으로 완성한데다
식구들도 너무 잘먹어서 10kg 담은걸 2달만에 다 먹어치워서
올해는 25kg을 담그기로 했답니다.
베스트오가닉에서 빌링톤 비정제설탕 라이트 머스코바도 흑설탕을 25kg주문.
매실은
하동참매실농원에서 유기농매실10kg,
광양자연매실농장에서 유기농매실 10kg,
그리고 농협하나로 매장에서 5kg구입했는데요.
3가지를 다 따로 구입한건 비교해보려고 이렇게 구입한건데
정작 씻을때 다 같이 부어서 씻어 버리는 바람에 비교가 불가..- -;;
잘 씻어서 반나절 정도 말린 후에
꼭지를 따는데, 작년에 이쑤시게로 꼭지를 따보니 그게 저는 좀 불편했어요.
그래서 이런저런 궁리끝에 귀후비개로 하니 아주 그냥 딱이더라구요.^^b
꼭지를 다 따서 매실1:설탕1의 비율로 준비한 매실과 설탕을
매실 한겹,설탕 한겹, 이렇게 켜켜로 넣은 후,
맨위에는 설탕으로 덮어 줍니다.
저는 이때, 설탕을 한봉지 일부러 남겨뒀어요.
이렇게 해서 비닐로 입구를 봉한 단지를 하룻밤 두었다가
다음날 열어보면 맨위의 설탕이 녹아서 매실이 좀 보이거든요?
이때, 남겨두었던 설탕 한봉지를 그 위에 다시 매실이 보이지 않도록
덮어 채워줬어요.
그리고 비닐로 입구를 봉하고
집안에서 가장 서늘한 곳에 둡니다.
지난해에는 에어컨 실외기실에 뒀는데 올해는 완전 상전취급해서
거실소파뒷자리로.
여름에 더위를 못참아서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지라도 에어컨을 끼고 사는 우리집에서
제일 시원한 곳이 저기거든요.^^;;
저렇게 두었다가 10일후에,
저희 남편이 아주 그냥 사명감을 갖고 하는 작업을 하는데요,
항아리를 열고 주방용품도매상에서 구입한 업소용 길다란 주걱으로
100번을 저어줍니다.
이건 동영상이라도 찍어 뒀어야하는데
아주 도를 닦듯이, 하나,두~울,세~엣...아주 경건하게 저어 줘요.
이렇게 저어서 바닥에 가라 앉은 설탕을 녹여 주고 항아리를 봉한 후
다시 10일을 두었다가 100번 젓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15일 후에 또 100번을 저은 후에
처음 매실을 담은 날로부터 100일까지 둡니다.
그리고 드디어 100일 된 날.
저희는 지난해에도 그랬지만 올해도 매실을 건져보니
매실이 완전히 쪼글쪼글해져서 돌덩이 처럼 돼있더라구요.
매실건져낸 걸, 살부분을 저며 내서 매실장아찌도 만들고 한다는데
저희집 껀 칼날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씨랑 쪼그라든 껍질만 남아 있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사실.
항아리가 두개잖아요?
분명 같은 재료, 같은 조건임에도 두 항아리의 매실액이 완전히 다른거예요.
작은 항아리는 작년에 처음 매실 담으면서 항아리에 담기로 하고,
마침 작업실에서 판교의 저희 집으로 가는 길에 장인이 만드는 옹기를 파는 곳이 있더라구요.
주말에 거기 항아리를 사러 갔는데
주인아저씨께서 항아리에 대한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하신지,
항아리 하나 사면서 항아리에 대한 설명을 족히 1시간은 들었나봐요.
그 항아리로 담은 매실액이 참 맛있었고,
매실액 담은 후에 그 항아리에 김장을 했는데 김치도 정말 맛있었기때문에
다시 그 가게서 항아리 하나를 더 살까 했는데...
거기서 다시 또 1시간 강의를 들을 생각하니 머리에 쥐가 나서
하나로 농협에서 좀더 큰사이즈의 항아리를 샀던 거죠.
가격도 작년에 산 항아리의 1/3가격이라 너무 잘샀다고 남편이랑 하이파이브를 했는데...
매실을 건져보니,
작년에 산, 장인이 만든 항아리의 매실액은 꿀처럼 딱 그렇게 매실액이 만들어졌어요.
작년 매실액도 그랬거든요.
그런데 농협 하나로에서 산 항아리의 매실액은 전혀 달라요.
꿀이라기보단 물처럼 주르륵 흐르는 형태로 됐더라구요.
두 항아리의 매실액의 형태가 달라도 너무 달라, 남편이랑 깜짝 놀라서
'그 아저씨 연설 듣기 싫어도 다시 가서 다른 항아리 사오자' 했답니다.
하나로에서 산, 항아리는 그냥 김장독으로 쓰기로 하구요.
개시로 한잔씩 얼음넣어 타먹어 보니
두 항아리의 매실액이 좀 차이는 있지만
그래도 역시 너무 맛있게 완성됐어요.
지난해엔 건져낸 매실액을 담을 용기가 마땅치 않아서 갖고 있던 유리용기들에 담고
패트병에도 담고 했는데,
항아리에 정성들여 담가서 패트병에 보관하는게 뭔가 말이 안되는 상황이라
올해는 병을 장만했지요.
먼저 보르미올리 밀폐유리병1L 10개를 11번가에서 37200원에 주문.
이걸 보더니 울 남편, 그냥 큰 유리병에 담아두지,
이런 병을 10개나 샀냐고.. 이거 안 쓸땐 어디 보관할거냐고...잔소리를 한바가지.- -;;
그런데 그 잔소리 하는 와중에 딩동~
택배아저씨가 낑낑 거리며 내려 놓으신
orga shop에서 주문한 유리병 700ml 30개 1박스를 열어 보더니
더이상 아무말도....- -a
단지 눈치 없는 미노만
'헐...엄마 대~박!! @@ b'
그렇게 눈치봐가며 매실 옮겨 담고,
그 와중에 다이모도 찍어 붙이고...
장인의 항아리에서 맨 처음 걸러낸 매실액은
따로 담아서 이렇게 보따리에 꽁꽁 싸서
그날 저녁에 바로 안양 아주버님댁에 갖다 드렸어요.
병많이 샀다고 어이없어 하던 울남편,
이렇게 에어컨 실외기실에 매실병 꽉 채워 넣고 나더니
'부자가 된것 같다' 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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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에 얼마 받을수 있을까? .....라며. - -;;
Comments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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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
ㅎㅎ 정말 조이님 답다 해야할까요 ^^;;
정말 영양제 비타민 하나 안챙겨드시는것 맞나용?
안하시다가 한번 꽂히시면 저리 모든 재료가 완벽하셔야 되나 봅니다
제가 그래서 주변에서 좀 놀림받습니당.
올여름엔 오미자청에 흠뻑빠져서 매실액을 멀리 했는데 당장 또 주말에 엄마댁으로 빈병들고 뛰어야겠네요
참 그리구 비정제 유기농 흑설탕이 여러가지가 나오긴 하던데 예전에 아는 언니가 다들 흑설탕으로 담그는데 먹어보면 흑설탕 맛밖에 안난다고, 매실은 향이 중요한데 ... 또 듣고보니 그렇더라용 ㅎㅎ
해서 백설탕으로 담그니 정말 매실향도 나고 좋은것 같던데...귀가 얇아서리
조이님 어때요? 설탕향만 강하진 않는지 궁금합니당 ^^ -
아~ 정말 닮고 싶네요 ㅡㅡ;
어쩜 그리 여러모로 야무지신지......옷이며 요리며 솜씨가 부럽습니다
joy님 주변 분들은 전생에 나라를 구하셨나 봅니다 ^^ 참 맛있어 보여요 ㅠㅠ
상세한 레시피까지 올려주셨으니 함 시도해 봐야 겠습니다 ^^
근데요...저렇게 입구가 작은 병은 joy님은 무엇으로 속을 닦으세요?
도저히 닦는 기구를 찾을 수가 없어서 ....결국 오일병으로 쓰던 병을 버렸어요....
좀 속시원히 닦이는 그런거....^^
남편한테 미안할 정도로 할줄 아는 음식의 가짓수가 적어요...대신 설겆이 라도 깔끔하게 해서 위생적인 주방을 추구하려합니다 -
와.. 완전.. 좋은재료로 정성들여 많들어.. 정말 효과 좋은.. 매실액일꺼 같네요..
근데.. 왜.. 매실액을.. 다 만드셔서.. 거른뒤.. 항아리에 보관 안하시고.. 병에 보관하실까요?? 원래 그리 하는건가요??
전.. 아직 매실액 안 만들어 봤는데.. 왠지 병보단.. 항아리에 보관하는게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에 궁금해서요.. 그리고 전에 시어머님이 주신 매실액은 숙성이 덜 됬을때.. 가스 같은게 올라오더라구요.. 가끔씩.. 페트병이 부풀어 올라.. 뚜껑열어.. 가스 빼 줘야 했었었는데.. 그건 그 속에.. 과육이 좀 섞였던거 같더라구요.. 조이님껀.. 과육이 딱딱해 졌다니..
그럴염려는 없겠지요.. 암튼.. 정말 .. 다 만들어 놓으신거... 부자된 기분이실듯 해요.. 이걸 보니 저도.. 내년엔.. 꼬옥.. 만들어 보고 싶은데.. 엄두는 안나네요.. 이렇게 잘 만들.. 엄두가.. -
저도 올해 담았는데..
3년전 울 쌍둥이 낳기 2주 전에 매실액 담으면서 친정엄니한테 엄청 잔소리 들었었어요. 빵 터질 듯한 배로 뭐하느냐며..
그 때 담은 걸 참 요긴하게 써서 올해는 유기농으로 5kg담았는데, 애들도 잘 먹고... 나름 흐뭇합니다.
사실 저도 옹기를 사고 싶었는데, 남편님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서 참았더니.. 역시 유리병은 아닌 것 같아요.
그 옹기 점은 어디인지... 요즘 진짜배기 찾는게 참 힘들어서요.
어릴 때 부터 된장 고추장 담는 집에서 자랐는데, 결혼하고 보니 시댁은 더 하더군요.
그래서 옹기는 제대로 된 걸 사야한다는 것을 어깨너머로 알고 있어요. -
제가 몇해전 매실 장아찌를 담겨 봐서아는데.
매실 알이 굵은놈으로 하고 매실액을 담그기전에 미리 과육을 발라놓아야 펀해요
씨는빼고 과육을 열십자로 4등분해서.....인고의 세월을 요구하더라구요
동량의 설탕으로 담그시면되구요
또 매실액이 완성된후에 과육을 매실액이랑같이 먹어도 타먹어도 맛이 좋아요
장아찌는 달아요 하지만 고기랑 먹으면 좋아요
그리고 매실씨는 끓는물에씻어 과육을 개끗이 제거, 건조한후 베게로 만들었는데
편두통에 좋다고 해서..
전 목부터 불편한지라 길게 매실씨를 넣어 베니까 기분이 좋았어요.매실은 하나 버릴께없었네요.
조이님의 매실액은탐나요. -
저도 소화기관이 별로 안좋아 매실액 잘 먹는편이어서...담아보자하구 2년을 담아보았는데요...
봄에 담그는거라...날이 따뜻해지니까...윗부분에 거품이 생기면서 변하는걸 2번을 격고...
이제는 시골에서 담그는걸 사먹구있어요...
대신...기관지가 안좋아서..(안좋은곳두 많구나...ㅜㅜ) 가을에 오미자액을 담그네요..
이건 선선해지는 날씨덕인지...변하지도 않고...올해로 3년째 잘담궈서 먹고 있다지요~^^
오미자두 넘 맛있어요 열매가 추석쯤해서 잠깐 나오는거라...신경쓰지 않고 있음 사는것두
어렵더라구요... ^^
역시 직접 담궈서 먹으니 맛이 너무 달라요~~^^
조이님 가지고 계신 병 저두 한개 있는데..ㅋㅋㅋ 왠지 반갑네요~~~~^^ -
전 작년에 첨 매실 10kg를 사서 담가봤는데 커다란 전용유리용기에 과육채 계속 넣어두고 먹어요. 언젠가 TV에서 매실장인을 봤는데 큰 항아리에다 계속 숙성시키더라구요. 오래될수록 좋은거라고.. 매실주는 100일쯤 되서 꼭 걸러줘야 안좋은 성분이 안생긴다는데... 매실액은 괜찮다고 하네요.
저는 매실액담글때 상처난 매실을 발려 매실장아찌를 만들어먹었는데... 새콤달콤 넘 맛있었어요. 장아찌는 2주정도에 건져서 고추장과 섞어서 먹으니 더운 여름철 입맛없을때 좋더군요.
조이님은 정말 센스가 넘치세요. 유리병에 담아 거실에 주욱... 진열해놓으면 멋진 레스토랑 분위기 날 것 같아요. -
저도 매실 담가먹는 마니아쯤 되는데.. 작년에 담근게 많이 남아서 올해는 쉬었어요. 저희는 여름에는 거의 음료수는 안사먹고 매실액 희석시킨것만 주로 먹어요. 아이스크림 많이 먹는 아이들에게 매실음료수가 딱 이에요. 배탈한번 안 났다니깐요.
음료로 먹고 생선조림에 넣어 먹고, 작년에 엄마가 김장해 주었는데 엄마가 그러더라구요. 김장할때 매실 넣으면 감칠맛이 난다고,,,정말 작년 김장은 끝내주었어요. 넘 맛있었거든요. 올해 김장도 엄마가 해 주었으면 하는데... 될지는 잘 몰라요. 배추며 야채값도 많이 오른데다가 엄마가 울산에서 광명까지 또 ktx를 타고 와줄지 의문이거든요. 올해 김장할땐 매실액을 한번 넣어 보세요. 정말 맛있다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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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조이님 처럼 매실이 딱딱하게 되었는데 그래도 과육이 통통한 것만 골라 장아찌 담아봤는데
맛은....별로에요
저도 조이님같이 따로 매실병 구입해서 보관해야겠네요
매실액병이 참 든든한 재산 같아요
처음 담근저도 뿌듯하거든요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