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뽁기 코트 바느질 일기
2006.03.30 15:49 Edit
small shop 배송 끝나고 며칠동안 감기로 고생을 했다.
원래 감기랑 별로 안친한데 아무래도 며칠간 열심히 마셔댄
원단먼지가 톡톡히 한몫을 했나보다.
때문에, 며칠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코트만들어 내라는 아들녀석의 집요한 요구에 며칠전, 다시 바느질 재개.
" 원하는게 뭐냐?"
" 코트"
" 어떤거?"
" 며칠전에 아빠 만들어 드린거.."
" 그건 몸매가 안바쳐줄텐데... - -;; "
" 그럼 똑뽁이 코트"
" 뭐? 떡뽁이 먹고 싶어?"
" 아니, 못 알아듣는 척 말고... 그 왜, 길다란 단추달린.."
" 아~ ~그거. 그럼, 원단은? 핑크로?"
" 아니... 제발 검정으로.." ㅜ.ㅜ
" 얼마줄래?"
" 2만 100원, 그리고 아빠한테 부탁해서 만원 더 보태줄수 있어"
" 그럼 남은 원단 쪼가리 줏어서 만들어 주지 뭐.."
- -;;
" 왠..지.. 거..지 같애"
그렇게 해서 며칠 공들여 만든 더플코트.
원단은 지난번 shop에서 판매했던 울테리원단.
안감은 남편걸 만들었다면 핑크색인견같은걸로 만들었겠지만
튀는거라면 경기하는 10대 소년인지라 검정 누빔안감으로.
물론,소매는 누빔이 아닌 그냥 인견안감을 썼다.
사실 처음 코트 만들자 마음먹고 생각한 디자인은 이게 아니다.
좀더 스타일리쉬한걸 만들고 싶었는데
녀석이 굳이 더플코트를 원하는지라 할수없이 만들게 된것.
더플코트.. 요즘은 너무 흔하다.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겨울이면 어김없이 내놓는 아이템이고
할인점에서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팔리는 옷.
그걸 굳이 만들자니 왠지 손해보는 느낌.
그래~도 만들어야 한다면 좀더 오리지널에 가깝에 만들자는게 내 생각.
그래서 옆에 스페이드모양인지 반달모양인지가 달린
장식을 떼어버리고 그냥 가죽끈만 달린 단추를 달기로 결정.
과감하게 장식을 떼어 냈는데...
이런,이런~!
떼어낸 자국이 남은것 뿐아니라 길이도 짧다.
이걸 대체 어째? ..하다가 집어 던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리둥절한 얼굴을 들이미는 미노에겐
"올해는 못입어, 내년에 이어서 만들자" 하고.
그렇게 집에 와선 집 구석구석을 검정 가죽나부랭이를 찾아 뒤졌다.
가방끈,벨트,심지어 모자까지도..
벨트는 너무 두텁고, 가방은 아직 쓸만한거고,모자는 너덜너덜..
좌절하는 내 눈에 번쩍 띈건,
몇년전에 사서 얼마 안쓰다가 프랭클린다이어리 사는 바람에
버림받은 그 다이어리.
아~딱이다.
다음날 바로 해체작업.
껍데기만 벗겨내서 0.5cm폭으로 잘라 끈으로 사용.
옆에서 이 대~단한 작업을 보고 있던 미노.
.
.
.
"진짜 거지야~ OTL "
..역시 이런 작업..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이었을까나? - -a
Comments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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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멋져요 진짜루
트렌치 본으로 아들 이중지 모직으로 만들었는데 남편이 자기 것도 하나 해달라고 하는걸 무시했거든요 어른옷은 한번도 안해봐서 천사다가 1년동안 천천히 해서 내년겨울에 입도록해야 겠어요
우리딸도 맨날 떡뽁기 단추 코트 사(?) 달라고 조르는 데 만들어 줄려다가 그냥 조이님 분홍코트로 만들어 줬어요 하나 만들어 줄걸 같이 이 사이트 자주 보는데 보여주면 안되겠어요
**안감 이 누빈게 있나봐요 처음알았네요 그게 필요했는데 퀄트처럼 인견안감이랑 솜이랑 누벼야 되는 줄 알았어요 엄두가 안나서 포기했는데 사러가야 겠네요 동대문가면 있는거죠?
인사가 늦었네요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시구 늘 건강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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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님 글 올리시자마자 보게되는 이 행운...ㅋㅋㅋ
정말 상처 받을까요?
울딸같은 넘 신기하다고 자기도 해보겠다는 도전의식땜에
아마도 전 몰래 했을거 같은데요...
뭐든 하면 따라하기를 잘하고 거기다 말은 또 왜 그렇게 잘갔다 붙이는지 "아껴야 잘살잖아~" 하면서 콩닥콩닥 참견을 많이 합니다.
미노랑 조이님이랑 대화내용 참 즐겁고 편해보입니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