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소소한 일상 (98)'

    初夏

    감사합니다..

    호스피스병동에서의 50일을 보내고 따뜻한 봄날, 아버지를 보내 드리고 돌아왔습니다. 후회남지 않을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도 막상 보내 드리고 나니 아쉬움과 후회가 크지만 그토록 그리워하시던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큰아버지, 친척어른들과 함께 좋은 곳에 계시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네요. 호스피스병동에서 보낸 시간들, 그리고 아버지를 보내 드리며... 겪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삶의 순간들에서 정말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걱정해주신 분들, 위로 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따로 인사를 드리지 못하더라도 감사한 마음, 잊지 않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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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하늘, 두편의 영화

    하늘이 너무나 파랗게 맑았던 날. 남편과 이틀연속 영화. 남편과 나는 영화 취향이 달라서 각자 보고 싶은거 알아서 보러 가는데... 그날따라 혼자 영화보러 가는 남편이 쪼끔 쓸쓸해 보여서 에라~ 같이 보러 가자! 하고 저녁먹고 동네 영화관으로. 영화전 광고 시간... 인데도 이렇다. 남편이 "오늘 내가 여기 빌렸어~" 그랬고 " 아닌거 같은데?? 저~~기 저 남자가 빌린거 같은데??" (- - ;;) 10분 동안의 광고시간이 다 끝나갈때쯤 몇사람 더 들어왔고, 그래도 10명이 안되는 관람객. 광고가 거의 다 끝나갈때쯤, 휴대폰매너모드로 바꾸려고 들여다 보는데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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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의 봄

    친정아버지께서 큰 수술을 하셔서 대구에 왔다갔다 하고 있어요. 전엔 대구가려면 자동차로 4시간 달리거나 광명까지 차로 가서 주차해 두고 KTX타고 다녀오곤 했는데 수서에 SRT가 생겨서 지하철-->SRT 이렇게 가니 편하네요. 내려가는 길도 돌아오는 길도 내내 자느라 창밖의 풍경은 어찌 되는지도 모르겠고.. 아버지 입원해 계신 경북대병원 뜰에 핀 벚꽃이 올해 들어 처음 본 벚꽃이었나봐요. 이 벚나무 아래서 아마도 인턴으로 보이는 젊은 의사샘들이 사진 열심히 찍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이뻐 보이던지.. 병실 창에서 내려다 보면 국민학교 2,3학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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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만나요..

    1월 어느날... 그녀로 부터 '조이님' 하고 톡이 왔어요. 연말쯤, 그녀의 건강이 아주 안좋은 상태라는 소식을 들은 후여서 '조이님' 하는 그 톡에 '지금은 괜찮아졌어요' 하는 말이 이어질줄 알고 뛸듯이 기뻐했죠. 그리고... 그녀는 몸을 움직일수 없는 상태라고 했어요. 신랑의 손을 빌려 대신 보낸다고... 마지막 가기 전에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했지요. 10년이라는 세월을 조이님과 함께 옷을 만들면서 정말 행복했어요 ... 라고 했어요. 누구에게 폐끼치는 일을 절대로 하지 않을 그녀가 부탁한 바지를 재봉하면서, 내가 바느질 할수 있는게 정말 정말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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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너의 이름은-君の名は。

    '언어의 정원' 이후 거의 3년만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면서 매일매일 예약 페이지를 열어 봤는데... 1월4일 개봉이지만 1월 1일 울동네 CGV에서 상영. 1월 1일 이른 아침. 미노는 이번주 주간근무라 출근, 남편은 운동, 날씨도 포근한, 새들만 분주한 길을 혼자 타박타박 걸어서 울동네 영화관으로. 일본 영화 보려면 늘 오리CGV에 가야 했는데 이번엔 뭔일인지 상영관도 여럿이고 시간도 많이 잡혀 있고, 뭔가 땡잡은 기분... 초회상영이어서인지 나올 때는 포스터도 주고... 미노가 고이고이 잘 모셔 두라고, 벽에 붙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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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밤

    미노가 야간근무중 찍어 보내준 사진. 어지럽고 혼란스런 중에도 가을은 고요하게 깊어 가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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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의 여름..

    여름이 시작될 즈음에.. 아무런 계기도 없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뜬금없이 아파트 휘트니스센터에 다니기 시작. 운동, 미치도록 싫어하는 사람인데... 아니었나보다. 매일,매일, 하루도 안빠지고 적게는 2시간, 많게는 4시간까지.. 일주일에 두번 필라테스 가는 날은 필라테스 하고 와서 바로 옷 갈아입고 휘트니스센터가 마치는 시간까지 운동. 식구들이 말릴만큼 꽂혀서 아침에 눈뜨면 빨리 해가 져서 저녁에 운동가고 싶고, 잠자리에 들면서는 빨리 내일이 와서 운동가고 싶고.. 그러다보니 바느질은 생각도 안나고.. 겨우 만든건 이거 하나. 그래도 더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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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희한한 일.

    30년전 군대를 다녀온 남편은 이해할수 없다고 하고, 3주전 아들을 군대 보낸 엄마인 나는 참 다행스럽다 하는 일. 요즘은 훈련소에서 분대별로 소대장님이 단톡방을 만들어 부모들을 초대한다. 단톡방에서 훈련일정을 알려 주시기도 하고 지금 아이들이 뭘하고 있는지 알려주시기도 한다. 부모들의 질문에 답도 해주시고.. 그리고 부모들이 아이들 소식을 몰라 속이 타들어 갈때쯤, 선물입니다~ 하고 사진을 한장씩 투척하신다. 사진 투척한 날은 단톡방이 난리가 난다. 입소 1주차에 받았던 사진이랑 3주차에 받은 사진속 미노 얼굴이 너무 달라서 처음엔 못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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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 하루

    아무일 없던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 가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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