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땜에 말아먹은 새틴블라우스 바느질 일기


만날때마다
새틴으로 만든 민소매 블라우스는 왜 없는거냐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얘기하는 친구.
게으른 내가, '만들어 준다' 공수표 날릴순 없고
같이 찾아보자하고 백화점에서 찾아낸
새틴 민소매 블라우스는 무려 28만원. @@;;

조용~히 블라우스를 다시 걸어놓고 나오면서
나, 저 깜장 새틴원단 갖고 있어... 하고 말았다.
(이노무 주댕이를 그냥.. - -;;)

그래서 결국 만들게된 새틴 민소매 블라우스.






28만원 몸값의 블라우스를 이미 봐버린 후라,
나훈아싸인 보면서 너훈아 싸인 그리는 마음으로
앞판에 주름 조금 넣고 네크라인에는 덧단을 대서 만드는
수고로움을 감수해야만 했다.



뒤판에 단추 달때는 프라다 삘이라도 날까해서
빨강실로 까만단추를 달고..- -;;

그런데...



결정적으로 망해버린 것.
진동선에도 네크라인처럼 덧단대서 만들려고 했구만,
요즘 열심히 다이어트중인 아들냄.
계속 배고파죽겠다고 문자질이다.

보통 아침에 작업실 나오면서
녀석이 학교 갔다와서 먹을 간식을 만들어 두고 나오는데
다이어트를 시작하고는 간식을 만들어 두지 않고 나온다.
한동안 간식 안먹고도 저녁까지 잘 버티더니 드뎌 한계상황.

'엄마, 배고파 디지겠어~ 뭐 먹을거 없어?'
'다이어트 한다매? 배고파도 참아'
'그럼 참을테니까 있다 저녁에 고기 구워줘'
'너, 어제 거실 컴으로 야동봤지? 야동 좋아하는 녀석한테 고기는 위험할걸? 채소만 먹어야돼."
"이제 안볼테니까...제발 고기좀.ㅜ.ㅜ"
"안돼, 그저께 너 장어구이 먹인걸 땅을 치고 후회중이다.
당분간 고기랑 장어구이는 금지."
"아~놔 ㅜ.ㅜ"

계속 문자로 쪼아대는 녀석땜에
덧단으로 공들여 만드는건 포기.
결국 얼렁뚱땅 바이어스를 돌려버려 진동선이 영 이쁘지 않다.

아, 이 웬수 녀석.
기럭지 185인 녀석이 60키로대로 빼고야 말겠다고
퐝~당한 소리 할때부터 내 알아봤다.
녀석 살빼기전에 내가 먼저 말라죽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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