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바느질 일기 (272)'

    이제 옷만들기 싫다..

    나,자재하고 있었지만... 실은 인형놀이 매니아. 여섯살적 사진에서 안고 있던 벌거벗은 큐피인형외에 제대로 된 인형을 가져본 기억은 없지만 어설프게 만든 종이인형,옥수수자루인형,빗자루인형등등... 거의 광적이라 할만큼 인형놀이에 심취했던 기억이 있다. 울 엄니가 좀만 돈 아까운걸 모르는 아낙이었다면 분명, 애 정신이 이상타고 정신병원에 끌어 앉혔을게 분명할 정도. 나이가 들고 철이 들어 자재하고 있긴하지만 요즘도 마트엘 가면 인형놀이세트를 들었다놨다...참으로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곤 한다. 딸내미가 있었다면 딸내미 인형갖고라도 놀아볼텐데 신이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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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고 또 보고..

    일본어 수업시간에 선생님께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선생님친구가 출판사에 다니는데 책을 보내왔다고.. 근데 선생님보단 내게 더 필요한 책일것 같다며 곱게 포장해서 주셨다. 포장을 풀러 책을 본 순간. 넘넘 좋아 기절할 지경. 일본의 아나운서 출신 스타일리스트가 쓴 책인데 선물 포장이나 메세지 꾸미기등.. 그동안 이런 책을 무진장 찾아헤멨지만 못 찾았었는데 이렇게 내 눈앞에 볼수 있다니.. 너무나 행복한 책 한권. 보고 또 봐도 마음이 설렌다. 先生とてもありがとうござ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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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실

    그동안 밖에서야 종종 만났지만 아주 오랜만에 작업실에 놀러온 김준기자가 그랬다. "언니, 지난번 작업실은 이뿌게 꾸며놓으시더니 이번엔 신경을 안쓰셨네여?" 무엇이든 그렇지.. 첨 내것이 되었을땐 너무나 소중해서 보고 또 봐도 좋기만한.. 그런데 시간과 함께 그 감정이 무디어지면 소중함을 잃어버리는거.. 김준기자의 그 말에 겉으론 "그래여?" 하고 웃었지만 속으로 뜨끔했다. 그리하여 작업실을 옮긴지 1년반이나 지난 어제 비로소 다시 정리란걸 했다. 근데..정리해도 별반 달라진게 없네.. 하루종일 똥개 훈련만 해버렸구나....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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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탬프

    뭔갈 손으로 만드는 사람이라면 공감하는 이야기겠지만.. '내손으로 만든 것' 이라 말할수 있는 물건은 100% 온전히 내가 만든것으로 채우고 싶어진다. 처음에 옷을 만들때는 가능한 기성복스러워 보이길 원했었다. 그래서 기성복을 가장 할수 있는 라벨이라거나 와펜같은걸 은근 좋아했었다. 그것만 붙여 놓으면 왠지 완성도가 200%로 급상승하는 것처럼..그랬었다. 하지만 지금은.... 기성복 같아 보이는거 왠지 싫다는 느낌. 손으로 정성들여 만든 '핸드메이드' 옷이란 느낌이 참 소중해진다. 조금 투박해보여도 조금 서툴러도... 정성들여 한땀한땀 꿰멘 옷이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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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여름은 다시 오는가..

    더운건 때려죽여도 못참는다... 쌀을 팔아 전기세를 내더라도 더운걸 참아 낼수는 없다. 하루종일 에어컨이랑 선풍기 끌어안고 가을원단이랑 씨름중.. 씨름은 매일매일하는데도 결과물은 시원찮다. 씨름보다는 선풍기 켜놓고 병든 닭마냥 꼬박꼬박 조는게 일이기 때문..- -;; 어릴적의 한여름 오후. 파삭한 마른햇볕끝 어디선가 쉼없이 반복되는 매미소리.. 엄마가 시멘트 마당에 뿌리고 간 물기가 빠르게 마르는 냄새.. 모가지를 젖히며 끼익끽 거리는 몽롱한 의식속의 선풍기 소리.. 거기, 마루위 대자리에 널부러져가물가물 꿈결을 헤메던 그여름... 그 나른하던, 두번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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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것도 만든다.

    요즘 미노는 사춘기를 겪고 있다. 하루종일 친구들과 몰려다니느라 얼굴보기 힘들고 엄마의 말에 반박을 하기도 하고... 지금까지 내가 알던 녀석은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다른 녀석이 어디선가 쑥 나타난것처럼 혼란스러운 시간들.. 지금까지의 녀석과 너무 다른 모습을 매일매일 보여주는지라 적응이 안된 나. 우울증세로 한동안 힘들었다. 보다 못한 남편이 정신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는게 어떻겠냐고 해서 정말 가야겠다..맘을 먹고는 예전 부모교육 받을때의 책이랑 노트를 다시 꺼내봤다. 보고나니.. 거짓말처럼 마음이 편해졌다. 세상을 향해 힘든 홀로서기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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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물젖은 셔츠..- -a

    일전에 남편과 차를 타고 가는데... 신호대기중 무심코 옆차를 봤더니 옆차의 핸들을 잡고 계신 여인네의 민소매 입은 팔뚝이 예사롭지 않더라.. 걱정스런 마음에 남편에게 급질문. "내 팔뚝도 저정돈가?" "음...댁은 쫌더 심하십니다." - -;; 그날이후 맘 먹었다. 더위에 떠죽더라도 반소매는 입지 않으리라.. 삐질삐질 흐르는 땀이 오뉴월 소낙비맞은 똥개 꼴이 될지라도 내 절대 반소매 입지 않으리라.. 네..그래서 눈물 젖은 셔츠 입니다. 이것이.. 쫌 불쌍하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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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색은 숨길수 없구나

    TV에서 짝퉁에 대한 얘기만 나오면 미노는 날 째려본다. "짝퉁 아줌마!" - -;; 내가 유일하게 갖고 있는 명품가방. 그 가방이 사실은 짝퉁인데다 것도 친구가 쓰던걸 얻어온 거란 사실을 알게 된 후로 짝퉁 얘기만 나오면 째려본다. "이넘아, 짝퉁 얻어온 내가 죄냐, 불쌍한 애미를 된장단지 취급하는 니가 죄냐? 여튼.. 그 가방하나만 갖고 있다뿐이지 실상은 짝퉁이나 카피 별로 좋아라하지 않는...다고 떠벌리는 나 이지만 며칠전 동대문에서 본색을 드러내고 말았다. 아주 미묘한 차이가 있는지라 카피라하긴 뭣하지만 여튼.. 일본핸드메이드옷의 인기 원단과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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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과 현실의 차이

    바느질을 처음 시작한 해에. 그러니까.. 아직은 쫌 젊던 13년전에... 꿈에 완전 부풀어 만들었던 옷이 하나 있었다. 하이얀 면레이스 원단으로 만들었던 원피스. 앞판에 핀턱을 정성들여 넣고 밑단엔 가늘고 좁은 레이스도 조르륵 달고 말이지... 1주일을 꼬박 바느질해서 그 옷을 완성하던 날. 넘 기뻐서 눈물까지 찔끔났었다. 그 원피스..하루종일 입어보고 벗고,다시 입어보고 하느라 나중엔 손때가 꼬질꼬질했을만큼 스스로가 대견했던 그 옷. .. 그옷 입고 나간 첫날. 인사 무지하게 들었다. "아니, 그새 둘째 임신하셨어여?? @@" 아...글타. 꿈과 현실을 구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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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물

    스승의 날이라.. 일본어 선생님께 드릴 선물을 만들었다. 실은 선생님 드리려고 아래에 올린 레이스 끈조끼를 만들었는데 왠지 맘에 차지 않아 관둬버리고 간단하게 천가방을 만들었다. 선생님은 일본인이라 스승의 날에 대해 알고 계실지도 의문이지만 쉽게 말이 되어 나오지 않는 고마움을 이렇게라도 전할수 있어 참 다행한 일. 先生, いつも心で感謝していま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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