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바느질 일기 (272)'

    고마워

    중2인 미노가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돌아온 그 2박3일간...무지하게 바빴다. 돌아오면 짠! 하고 뭔가 기뻐할 일을 만들어 두고 싶었는데 그게 바로 미노방을 새롭게 꾸미는 일. 그동안 바꾸려 했던 낡은 책상을 바꾸고 침대커버를 새로 만들어 씌우고 난장판인 방도 깨끗히 정리를 하고... 남편에게 미노의 반응이 어떨지 물으니 아마도 '무반응'일거라고... 하지만 마음속으론 분명 기뻐할거라 했는데 역시나...돌아와 방에 들어선 녀석은 반응이 없다. 저녁에 남편이 "미노야, 엄마가 그방 꾸미려고 너 없는 며칠간 얼마나 애썼는지 모르지? 엄마 한번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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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

    아주 어렸을적, 아버지는 형사였다. 며칠을 꼬박, 집에도 못들어가고 잠도 제대로 못자면서 범인의 애인이 일한다는 가게 앞을 지키다가 잠시잠깐 옷갈아 입으러 집에 갔다온 사이 다녀간 범인.. 그때문에 아버지는 경찰제복을 벗으셨다. 형사를 그만두시고 쉬시는 동안 매일 아침마다 내머리를 곱게 땋아주고 자전거 뒤에 태워 학교까지 태워다 주셨던 아버지. 결혼식 2달전, 사고로 화상을 입으셔서 연기하려던 결혼식을 아버지의 고집으로 예정대로 치르던날. 아물지 않은 상처가 터져 바지 아래로 피가 흘러 내려도 신부님앞까지 그 긴길을 힘겹게 내손을 잡아 주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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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때론 만들기 싫은 것도 꾹 참고 만든다...

    내가 젤루 싫어하는 두가지. 요란한 프린트 원단과 짜가디자인. 짜가디자인이라 함은 뭐 명품짝퉁..이런게 아니라 레이어드 한듯 보이지만 실은 팔만 이어 붙였다든가 가디건안에 셔츠를 입은 듯 하지만 실은 셔츠 모가지만 붙은거라든가...그런 디자인. 근데 엄마된 죄인으로 이 두가지를 꾸~~욱 참고 해야만 했다는 슬픈 이야기.ㅜ.ㅜ 중2인 미노가 어제 금강산으로 수학여행을 갔다. 교복을 입고 다녔던 내 중2 수학여행도 분명 사복을 입고 갔었건만 정신을 놓은겐지 당연히 교복입고 수학여행갈거라 생각했다는...- -;; 수학여행일 전날에야 교복을 입지 않는단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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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넨의 매력이란..

    점점 짧아지는 봄이어서인가? 봄이다..한순간 벌써 여름걱정을 하는건 준비성이 좋은겐가? 쓰잘데없는 걱정이 한바가지인겐가? 여튼..날이 따뜻해지면서 심하게 땡기고 있는 린넨. 2년전엔가 너무 사랑스런 스트라이프에 반해 사두고는 아까워서 쳐다보고 만져만 보느라 차마 가위질을 못하던 린넨원단. 올봄,드뎌 가위질을 했다. 심플한 디자인에 십자수 이니셜로 포인트. 세월이 한참 지나 닳고 닳아 나달나달해진 이녀석의 모습을 보고싶다. 그게 바로 세월의 더께가 쌓일수록 깊어지는 린넨의 매력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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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빠지는 이유가 있었다.

    주는거 없이 싫은 사람이 있듯 손으로 만드는 작업들 중에서도 이유없이 싫어하는 것 몇가지가 있었다. 그중 넘버원이 십자수. 터질듯한 볼따구에 핑크빛 볼터치를 하고 성별이 구별안가는.. 머리길이로만 남,여인걸 구분할수 있는 커플이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십자수 쿠션이나 치렁치렁한 옷자락을 늘인 꼬챙이 몸매의 여신 십자수 액자. 보는것만으로도 억! 저걸 어떻게 해?! @@;; 말이 절로 나온다. 그거 다 꿰메고 있다간 눈알을 줏으러 다녀야할지도.. 그런 십자수이지만.. 가끔 보게되는 이니셜 하나 달랑 새겨넣은 십자수는 너무 멋져서 절로 눈이 반짝여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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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행이다~~

    종종.. 아니, 어쩌면 가끔.. 바느질할줄 아는게 참 다행이다 싶은 때가 있다. 아직 지우개가 지우지 못한 기억 하나는 예전에 미노 영어책 꿰메줬던 일..정도? (참, 단순하구나..- -a) 그리고 오늘.. 그 기억에 하나 더 추가. 이제 더이상 맞는 교복사이즈가 없는 아들냄을 위해 교복셔츠를 만들었다. 요즘 교복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원단에 면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100% 폴리. 교복 사는 엄마들의 편의를 위해 다림질은 무지하게 잘되지만 더운 날은 떠죽을까 걱정. 거기다 남자아이들 셔츠라도 허리라인 들어가 있고 뒤판에 주름은 없다. 날씬한 녀석들은 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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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즈홀릭

    최근에 일본주부들은 거즈와 리넨에 열광한다고 한다. 특히나 거즈. 우리에겐 붕대나 행주,또는 기저귀로 익숙한 이 거즈원단. 쓰면쓸수록 빠지지 않을수 없다. '누가 만들어도 참 쉬운 옷,소품'의 표지에 들어간 코코아색 거즈원피스. 거금을 들여 구입한 원단이라 아끼고 아끼느라 아무것도 못만들고 있다가 책작업땜에 옷을 만들어 놓고서도 걱정이 앞섰었다. 원단에 대해 물어보시면 참 곤란.. '일본에서 구해 온 원단이라 구할수가 없어요..' 하는건 이거 뭐..약올리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기회가 되면 맘에 드는 거즈 원단을 꼭 제작해봐야지 벼르고 벼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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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의주도 미스터 김.

    우리집에 사는 사춘기 소년 한분. 참으로 취향도 독특하시지.. 자기 몫으로 사준 옷은 촌스럽다고 거들떠도 안보면서 똑같이 내가 골라준 지 아빠옷은 촌스럽지 않은지 몰래 입고 나가는 일이 다반사다. 아빠 옷이 자기보다 한사이즈 작은 옷이라 소매는 깡뚱,품은 터질듯한 그야말로 기이한 패션감각의 소유자... 새로산 옷, 아들에게 빼앗기고 때때로 아들이 입다 작아진 옷 물려 입는 처지가 되어버린 사십대 불쌍한 가장을 위해 옷 한벌 만들어 드림. 새로 만든 체크셔츠에 책작업하면서 만들었던 트렌치코트. 트렌치코트는 194cm키의 모델에게 맞춘 사이즈라 소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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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거나 또는 다르거나

    지난 봄에 친한 언니가 입고있던 저지티셔츠가 넘 이뻐서 그 티셔츠를 하루 빌려다 카피한 적이 있다. 카피를 좋아라하진 않지만 내가 사기엔 입이 쩍벌어지는 금액의 명품브랜드 옷인데다 만들기도 간단한 옷이라 맘먹고 카피.^^;; 마침,그 옷의 원단이랑 거의 흡사한 재질의 원단도 구해지고해서 내것 하나 만들고 빌려주신 언니에게도 감사의 뜻으로 하나 만들어 드렸었다. (대충걸고 찍어둔 사진이라 옷이 좀 이상타..- -;;) 시간나면 다른 색으로도 여러장 만들어 입으려고 잘 챙겨두었던 그 패턴으로 좀 다른 느낌의 옷을 하나 만들었다. 소매는 반소매로 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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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요상한 사람 마음

    간혹 길을 가다가 한눈에 마음을 뺏아버린 옷을 만날때가 있다. 그럴때면 나, 그 사람의 뒤를 밟는다.- -;; 쭈뼛쭈뼛 따라가며 삐져나온 라벨이라도 보려고 애쓰고, 그 옷이 어느 브랜드의 옷인지 알아내지 못한채 돌아오면 아쉬움에 잠도 안온다. 최근에 만난 그런 옷 하나. 다행인것은 아는 분이 입고 온 옷이라 별 노력들이지 않고 "이거 어디 옷이예요?" 질문 하나로 간단 해결. 근데 문제는 지금은 판매되지 않는 옷이라 아주아주 어렵게 구했다는 것. 거기다 색상도 내가 원한 블랙은 아예 나온게 없어 울며겨자먹기로 회색으로 구입을 해서 잘 입고 다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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