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난척 좀 해도 돼? 바느질 일기
2005.10.08 14:22 Edit
어제 오후 작업실에 있던 미노.
쵸크를 찾는다.
"내일 실과시간에 주머니 만들기 하는데
다른 준비물은 선생님이 다 주시고 쵸크만 가져가면 돼요"
"그래? 그럼 어떤 쵸크를 줄까?"
이건 초자고란거고,이건...
신이 나서 쵸크를 종류별로 다 꺼내 놓는다.
물론 궁금해하는 미노를 위해 친절한 설명까지 입에 거품 물고 해주시는 센스.^^
그리고 필 받으면 끝간데 없이 뻗어주시는 오지랍이 오늘도 어김없이
쭉쭉 뻗어 나가서는 내친김에 미노를 위한 바느질 강좌까지 해주신다.
"매듭 만드는건 말이야. 책에는 분명히 검지손가락에 감아서 엄지로 밀어서 만들라고 적혀 있을것이야.
근데 더 쉬운 방법을 엄마가 알고 있단 말이지.
그리고 마지막에 매듭 짓는것도 바늘을 천에 딱 대고..."
그렇게 작업실에서 거품 문것만으론 부족해서
집에 돌아와 2차 강좌.
"어, 이거 생각보단 어렵네?"
"무~울론 어렵지. 그 어려운걸 엄마는 무지 쉽게 한다는걸 어떻게 생각해?"
" ... "
"이게 말이야,하루 아침에 되는게 아니거든"
" ... 잘난 척이... 하늘을 찔러"
- -;;
순간 뜨끔했지만서도 간만에 잘난척 실~컷 했더니
기분이 날아갈것같다. ㅎㅎ
아,참. 라스트 잘난척.
쵸크 넣어갈 주머니를 하나 만들고 든 생각인데..
이제 겨울이면 마구마구 나와주실 폴라폴리스 짜투리.
버리지 말고 요롷게 주머니 만들어 두면 아주 요긴하게 쓰일것같다.
끈구멍을 아일렛으로 내주면 편하기도 하고,모양도 나고...
Comments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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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가 다쳐서 맘 아프시겠어요.
토욜날 시댁에서... 본다고 엄마는 TV앞에서 기다리고 있고, 울애들은 안방 침대(좀 높은) 위에서 장난치며 놀다가 울아들이 서서 뒤로 떨어져 야밤에 응급실에서 X선 찍고 난리쳤었답니다. 머리랑 목은 이상없는 것 확인하고 왔는데.. 쇄골에 이상이 있는지 팔을 잘 못 쓰네요.
자식 키우는 건 한시도 방심하면 안될 것 같아요. 나중에 시집 장가 보내고 할 때까지도 가슴 철렁한 일들이 많겠지요...?
'집에 돌아가서도 바느질한다고 엄마가 넘 정신 팔아서도 안되겠구나.' 하고 병원에서 맘 굳게 다지고 왔어요. 하나님(무교지만..^^;)께서 더 큰 일을 막아주시려고, 엄마, 정신차려라!!! 경고하셨구나 생각해요.
그래서, 오늘부터 살림이랑 육아에 좀 전념(?)해 보려고요. 스몰샵도 있는데, 잘 되려나...?ㅋㅋ
그나저나 저도 울애들 학교 들어가면 바느질솜씨 뽐낼 정도가 되어야 할텐데...
가슴이 설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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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가 다쳤었군요. 많이 속상하셨겠어요....
미노 빨리 낳기를 바래요... 조이님 모자 이야기는 항상 푸근하고 좋아요...
저도 우리 솔이랑 그런 친구같은 사이였으면 좋겠는데 매일 소리만 꽉꽈~~ ㄱ 질러대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