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 러플블라우스 바느질 일기
2017.02.21 21:23 Edit
2001년부터 2017년까지...
꽤 긴 기간동안 쌓인 패턴의 종류가 많은 만큼,
그중엔 쉽게 만들어서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롱런을 하는
'이지가오리 셔츠' 같은 그런 패턴이 있는 반면
겁나 힘들게 만들어서
별 사랑을 못받고 구렁이 담넘어 가듯
스윽~ 사라져간 패턴들도 많다.
그 중,
여전히 미련이 남아서 이케저케 고쳐보고 있는 패턴 하나.
마르* 러플 블라우스.
올봄엔 프릴, 레이스, 러플 옷들이 유행이라길래
샤랄라 옷이 너무 어색한 나같은 사람도
은근슬쩍 티나지 않게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만들어 봄.
블라우스 기장으로,
뒷러플 분량을 10cm정도 줄이고,
앞바대의 위치를 위로 5cm정도 올려서
가슴 파임이 덜하도록 수정했다.
러플을 말아박기를 할까..
인터록을 할까.. 하다가
평범보단 유니크한 쪽을 선택해서
데끼컷으로.
(자른 선을 따라 한번 주욱 박아주면 올이 덜 풀린다.)
끈도 흰색으로 끼웠으나
너무 밋밋해서 블랙으로.
흰색끈과 블랙끈의 차이는 하늘과 땅차이.
원단은 리넨과 면이 섞인 바이오워싱 가공원단.
리넨과 면의 장점만을 데려온 원단이라고 하면 가장 적절.
흰색 튜닉블라우스나 스커트를 너무 만들고 싶은데
이제는 원단이 없음.
이런 러플블라우스는 여성스런 이미지가 강하지만
좀 덜 여성스럽게 입기위해
소매폭을 조금 넓혀서 둥둥 걷어 입을 수 있도록 했다.
핀턱와이드팬츠랑 입어보니..
러플블라우스이지만 여성스럽다기보단
뭔가 시크한 중성적인 느낌이 강해서 만족.
* * *
1월 말쯤,
이제 블로그는 문을 닫기로 결정을 했었다.
언젠가 부터...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면 그건 스몰샵에서 준비가 되어야한다는
불문율이 만들어져서
이것저것 만든 것들중,
스몰샵에서 준비될수 없는 패턴이나 원단으로 만든 것들은
아예 블로그에 올리지 않게 되었고,
거기다
집,작업실,운동만 왔다갔다 하는 변함없는 생활패턴,
누군가를 만날 때는 사진을 찍는 일도 거의 없고...
블로그는 이제 접어야겠다 했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일을 지나오며
어찌 되었든,
멈춰있는 듯한 모습으로라도
블로그는 오래오래 지켜나가자고 결심...
Comments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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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도 두근두근 한 맘으로 읽어 내려 왔네요. 다행이예요~
지금은 옷을 만들수 없는 형편이지만...ㅜㅜ
맨날 똑같은 생활패턴에 지겹다 싶은 생각입니다. 유일한 탈출구가 옷만들기엿는데 지금은 그 탈출구마저 막혀버려서 하루하루가 더 무미건조합니다.
날마다 조이님 블로그에 들어와서 이런저런 글들도 보고, 작품들도 보고,,,
막힌 탈출구가 열리게 되면 이것도 저것도 만들어야지.. 하는 나름 혼자만의 상상도 합니다.
흰색 러플블라우스도 너무 맘에 듭니다. 러플원피스 만들어서 옷장에 고이 모셔두고만 있는 일인입니다.
블라우스 만들면 잘 입어질듯 합니다.^^ 옷 만들고 싶어용~~ -
조이님..
'블로그에 올리는 것은 스몰샵에 준비되어야 했다..'는 말씀을 읽으니, 뜨끔뜨끔합니다.
죄송한 마음이 들어요.
흰색스톨이 넘 갖고 싶어서.. 막막 졸랐던 그런 날들이 떠올라서요..
그런데.. 그래도 멈취있는 듯 하더라도 여기.. 오래오래 지켜주시겠다고 하셔서
정말 다행이에요.
마르니 러플 블라우스.. 처음 나왔을 때.. 저는 임신중이라서 꿈도 꾸지 못해봤던 그 블라우스..
다시 한 번 보여주셔서,
조이님 소식을 전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려요.
조이님 소식을 들으니, 안심이 되면서.. 눈물이 나요.
조이님께도 이 공간이.. 잠시 쉬어가는 편안한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저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꿈을 꿀 수 있었던
저에게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처럼요. -
몇번의 유산으로 늦게 제 딸을 만나고,
그 소중한 딸에게 옷을 만들어 입히고자
방법을 찾던중 만난것이 조이님의 책이였습니다.
그리고 또 찾아서 들어온것이 조이님의 블로그와 이 까페입니다.
제소중한 딸이 이제 초등5학년이 됩니다.
새로운것을 만나기 두려운 나이가 되었지만
10년 넘게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들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블로그를 유지하시느라 힘들신 조이님 덕에
까페와 조이님의 블로그는 저의 편안한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함께 나이들어가는 편안한 친구 같은 공간이라 참말로 좋습니다.
블로그 유지하신다는 말씀 너무나 고맙습니다. -
가슴이 철렁했다가 휴~하고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저 조이님 카페랑 블로그 너무너무 좋아하거든요.
원래 어떤 카페건 방관자처럼 유령회원처럼 아무 활동도 안하고 지내는데,
이상하게 조이님 블로그에는 가끔은 저도 모르게 댓글도 쓰고...
새로운 글 올라올때마다 설레구요. 점점 더 좋아지고 있어요.
저희는 편하게 보고 있었는데, 가끔은 부담스러우셨을수도 있었을것 같네요...
저의 바느질 왕 멘토 조이님~ 그냥 맘 편하게 지금처럼 있어주세요.
그리고 만들고 싶은 예쁜 옷 맘껏 만드시고 자랑도 해주시구요.
안 조를께요ㅎㅎ
바느질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좋은 공간 만들어주셔서 항상 감사드리고 유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눈에 익은 러플블라우스를 보고 반가운 마음에 읽어내려가다 심쿵!!했어요.
하루에도 수십번씩 폰 들때마다 조이님 블로그와 카페를 가장 먼저 들렀다 가지만 멈춰있다(?)는 느낌은 들지않아요. 이렇게 소식전해주실걸 알기에...
조이님과 함께한 세월만큼 쌓여있는 패턴들이 많지만 정말이지 빛도 못보고 고이 접혀있는 아이들이 더 많거든요.
새로운 작품이 올라오길 기대하는 마음도 크지만 이렇게 묵은 패턴들 꺼내보고싶게하는 글들도 엄청 반갑다는거~ㅎ
요 마르니 러플 블라우스도 예뻐서 구입은했지만 나한테 어울릴까 아닐까 고민만하다가 소장용이 되어버린 패턴중 하나인데 꼭 만들어봐야지하는 생각이 들게끔 반갑네요~
조이님과 함깨해온 시간보다 앞으로 더 오래 함께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얼마전에 조이님 블로그게시판을 옛날거 부터 다시 막 읽었어요..
예전에는 미노얘기도 많이 조이님 얘기도 많이 올리셨었지요..
미노 아기때 팔에 깁스했던 기억도 막나고 ㅎㅎ
그때 내가 뭐 만들고 있었지?
하면서 제 바느질 역사가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구요..
예전엔 아기 옷도 많이 해주셔서 울딸이 조이님 옷 거의 입고 자랐어요.^^
속옷 빼고는 거의 제가 다 만들어 입혔었는데..사진이라도 찍어 남겨둘걸 하며 후회가 되지만
블로그에 올라와 있는 옷이나 원단 보면 그때 만들었던 옷이면 그옷 입고 재롱떨던 딸 모습이
눈에 선하게 떠오릅니다^^
지금은 엄마가 만들어 주는 옷 거부하고 무채색 후드티만 고집하는 고딩이 되어서...
저도 뭐 내옷 만들기도 늘 시간이 부족하니 아쉬울 것도 없다 흥칫뽕 하고 있어요.ㅎㅎ
참 그리고 김밥도 조이님덕에 생전 첨으로 말아먹어 봤죠,ㅋㅋ
요즘도 김밥해먹을 땐 찾아보고 한답니다.^^
원단만 쟁여놓고 있다가 아이디어가 안떠오르면 또 쏘잉 다이어리도 뒤적여보고
조이님 작품방도 첨부터 막 찾아보고.^^
이상은 유령이 된 묵은지 회원 조이 블로그 생활속 활용예입니다.^^ -
아직 원단산을 깍지못한 일년차 새내기를 못면한 신입이지만....
지난 겨울 댓글도 못쓰고 들러서 소리없이 눈물만 흘리고 간 유령회원입니다.
저역시 지난 여름 잘 놀고 온 동유럽여행 뒤, 건강검진 재검으로 대장암 판정에, 수술에, 항암 6차까지(다행히 6차까지만 하도록 판정)받고 정말 체구가 체구인지라(-엑스스몰사이즈랍니다..)힘겹게 이겨내고 이제막 봄볕과 함께 날개짓을 위해 준비를 하던차에 블러그 문을 닫는다는 글을 마주하는 순간 너무 허망했어요...
그리곤 안도..
저같은 유령도 흔적없이 위로와 감사를 얻다는걸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직 모든분들의 모습을 전부를 알지는 못하지만 조금씩 익혀가고 있고..
이제 몸이 좀 회복되면 원단산도 깍아보려구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원단산을 마주한 이 와중에도 저 블라우스는 엄청 이쁘고 탐나네요..
선배님들이 말씀하시는 원단산이 운명이라면 그냥 받아들일려구요. -
언젠가 장이열릴때 새옷사진들이 하나둘 올려지고
새옷들과 함께 코디되었던 멋진자켓에 회원들의
관심이 모아진적적이 있었죠 ^^
조이님은 그때 그자켓은 지나치게 유니크하다고 독특해서 회원들이
이상하다 안맞는다 하는 등의 말들을 감수하기 힘들것 같다시며 고민하시다
결국 올려주신 자켓이 넘버나인 자켓이었죠 갑자기 그생각이 났어요 ^^
전 넘버나인자켓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원단 종류별로 다만들고 싶을만큼요 정말 아끼는 패턴이에요
그글을 보면서 장을 여는게 참 여러가지 스트레스를 받을수밖에 없는 일이겠구나 했어요
원단에 예상치못한 특이점이 발생하거나 패턴에 대한 이런저런 말들도
하나하나 다 신경 안쓰일수 없겠다 싶어서 ...
블로그 새글은 항상 반갑지만 이미 블로그에 채워져있는 글들도 하나하나 다 소중해요
부담 갖지 마시고 편하게 글올려주시고 이건 스몰샵에 올려지지 않아요 하셔도
다들 이해하실거에요 ^^
가끔 좋은영화도 건강쥬스도 소개해 주셔서 감사해요
좋은거 같이하고싶은 마음이시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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