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자유롭게 하는 옷 바느질 일기


남편이 처음으로 부탁을 했다.
"ㅇㅇ씨네 애들 옷 좀 만들어 주지?"
ㅇㅇ씨는 남편의 직장동료이다.
"그래요." 물론,흔쾌히 답을 했다.
그날 이후...
남편은 하루도 빼놓지 않고,시도때도 없이,틈만 나면 묻는다.
"이제 다 만들었어?"
"내일 가져가면 되나?"
10년을 넘게 함께 살다보니 누구보다 나를 잘알게 됐나보다.- -;;
밝히고 싶지 않지만..난,내가 먼저 마음이 동해서 시작한 일은
밤잠을 안자고서라도 후다닥 해치우지만
누군가 부탁을 한 일은
최대한 질질 끌어서 그 사람이 결국 지겨워하며
포기할 지경에 이르게 하는 좋지 못한 습관이 있다.(절대 고의는 아니다.쩝..)
그걸 남편이 알고 있을줄이야..@@
흡사 빚쟁이에 쫓겨다니는 것 같은 며칠..
꿈도 꿨다.- -;;
결국 밤을 세워가며 옷을 만들었다.




셔츠샘플만들려고 사두었다가 빛을 못본 스트라이프원단이랑
30수 트윌면.




130size/110cm폭/1.7마
처음엔 민소매셔츠를 만들까 했었는데
남자아이들이 초등학생이 되면 민소매옷을 안입으려는
아이들도 있는지라 그냥 반소매로 만들었다.





130size/150cm폭/1마+쬐끔
바지는 카고팬츠패턴으로 만들고
빨강 끈으로 벨트도 만들었다.




옷을 선물하게 되면 만드는 내내 그 옷을 입을 사람을 생각하게 된다.
특별히 웬수진 사람이 아닌 한
내가 만든 옷을 입고 좋은 일만 많이 생기기를 빌어보게 된다.
ㅇㅇ씨네 가족이 모두 건강하기를...

...옷을 포장하는걸 지켜보던 아이가 한마디한다.
"내 바지도 만들어 줄거죠?
언제 만들어 줄건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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