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 공장을 돌릴지도.. 바느질 일기

모자쓰는걸 좋아하질 않아서

모자에는 관심이 전혀 없는데...

지난 봄, 간이식수술을 위해 입원해서

생사를 넘나드는 시간을 이겨내고 

가을이 시작될때야 다시 돌아온 친구.


이식수술후 복용하는 면역억제제때문에

머리카락이 빠져서 결국 머리를 밀어야했다.

머리를 밀고 모자를 쓰고 만난 친구,

근데 모자가 넘 답답해보여서 괜찮냐고 물으니까

답답하고 가렵다 하길래 그날 오후에 작업실에 돌아와 바로 모자를 하나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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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기도 하고 감기걸리면 절대로 안되는 상황이라

무조건 따뜻해야하니 원단은 모직으로 하고

안감은 맨살에 닿아도 가렵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원단을 찾다가

벰베르그면 남은게 있어서 그걸 사용하고

면시보리원단으로 모자가 쉽게 벗겨지지 않으면서도 조이지 않도록했다.


6032b.jpg

완성해서 써보니까,

베레모라도 무난한 디자인이라 전혀 틔거나 어색하지 않고

불편하지도 않아 짜투리원단 남은 걸 잘활용하면

선물용으로도 아주 좋을것 같았다.


이 모자 만든 후에

평소엔 그냥 지나치던 백화점 모자코너를 가봤더니

연세 있으신 어르신 손님들이 무지하게 많은 것이

아무래도 연세가 드시면 모자는 필수품인듯..

그런데 가격은 꽤나 높음...- -;;


앞으로 짜투리원단 버리지 말고 잘 모아둬야지...

만들기 쉽다고 모자공장은 돌리지 말고..-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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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레미제라블 조조로 봤어요.

러닝타임이 긴 영화여선지 조조시간이 8시20분..@@;;


헐리웃영화는 감정이입이 전혀 안돼서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감동받은 기억도 거의 없는데

이 영화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감독도, 배우들도, 스탭들도...

정말 대단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