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게옷을 가장한 니트가디건 바느질 일기


지난 주말..
디스켓을
정리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



미노
5살에서 7살까지 3년간 쓴 일기가 저장된 디스켓이다.
미노에게나 우리부부에게나
가장 힘들었던 시간의 기록.
다시금 하나 하나 그때 일기를 꺼내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든다.
고통의 한가운데 있을 때는 그 시기만 넘겨낸다면
모든걸 다
감사하며 살아가리라 다짐하지만
언제나 지난후엔 그 다짐을 잊어 버리고 더
큰 욕심을 내며 조바심내게 된다는..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먼저 나게 하는
그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이제 10대에 들어선 아이를 이해하기보단
엄마의 뜻대로
이끌려고만 했던 요즘의 나를 되돌아본다.

..
.1998년
11월 19일 목요일 (첫눈이 펑펑)
..하얀 눈을 펑펑 맞으며 어두운 거리에 선 민호.
"앗!
차거,엄마 내가 눈 볼려고 했는데 눈이 내 얼굴을 때렸어"
"엄마 옷에
눈 많이 묻었다.내가 털어주께"

작은
손으로 내팔에,등에,가슴자락에 묻은 눈을 털어 내는
아이의 하얀 얼굴을 보는
내 가슴 한자락은 또 서늘해진다.
'민호야,넌 참 따뜻한 가슴을 가졌구나..너의
이 따스한 손을 내가 잊어 버리지 않기를..'


흠흠..
이건
sewing diary임을 잊으면 안된다고
혼자 두주먹을 불끈 쥐며..
..매년 이맘때면
꼭 뜨개질을 했었다.
그런데..올해는 하기 싫다.
무진장 귀찮은 생각이 든다.(귀찮은게
이것 뿐이더냐? - -;;)
그렇다고 털옷하나 안만들고 지나가긴 아쉬워서 니트원단으로
옷하날 만들기로 했다.



단골가게인
와마니에서 구입한 모헤어원단.
원단을 구입할 때는 분명 미노 가디건을 만들
작정이었다.
그런데 원단을 받아들고는 내껄 만들고 싶은 욕심이 불쑥! (나 엄마
맞아?)
카라는 요즘 유행한다는 넓직~한 카라로.
단처리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
많았는데
제 원단 시보리를 만들어 바깥쪽은 그냥 박고 안쪽은 일일이 다 손
바느질로 공그르기했다.
니트라 손 바느질을 꼼꼼하게 안해도 깔끔하고
완성후
느낌이 손뜨개한 것처럼 자연스러워서 참 좋은것같다.



지난해
만들었던
2온스 본딩 프라다원단으로 만든 8부통바지와
후배에게서 선물 받은
퀼트가방이랑 코디하니 딱이다.

그런데..신발이
깨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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