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못할 페인팅 바느질 일기

추석전,언제부터 마음먹고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던
페인팅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페인팅하면 생각나는 추억 하나.
미노 세살즈음... 그러니까 지금부터 8년전인가?
단독주택에서 전세 살던 우리,아파트로 이사가게 되었다.
남편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천만원으로 마련한 작은 단칸방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한 이후
전세기한 2년마다 단칸방에서 방2칸집으로,그리고 작은 아파트전세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감이 참 감사하기만 할때..
한참 바깥 세상이 궁금한 미노랑 놀이터에 가려면
20분은 족히 걸어가야하는게 참 불편해서
놀이터가 바로 집앞에 있단거 하나만으로도 아파트에 이사간다는게 너무 행복했었다.
하지만 수원은 집주인이 도배를 해 주지 않는다.
세입자가 자기 돈으로 도배를 하거나 아니면 지저분해도 참고 살아야한다.
근데,우리가 이사갈 집은 온 집안 벽이 낙서로 빼곡하니 빈틈이 없었다.- -;;
그냥 살려니 귀신 나올것 같고 내돈 들여 도배하긴 아깝고..
그래서 그 유명한 '누구나'를 사서 벽을 바르기로 한것.
완전 작업모드로 무장을 하고 페인트랑 붓,신문지,거기다 미노의 붕붕카 까지 차에 싣고 출발!
근데 우리 차.
아주버님께서 10년을 조금 못채우고 물려주신 차였다.
문짝이 안닫혀서 파란 나일론 끈으로 문짝을 묶어서 다니던 그 차.
아파트를 눈앞에 두고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쏟아 올랐다.
결국,페인트,신문지,붓,거기다 붕붕차 까지 이고 지고 걸어서 아파트까지 가선
밤늦게 까지 페인트칠을 했었다.
물론 하다하다 너무 힘들어서 천정은 반만 칠했고
그 상태로 2년을 지냈었지만 그래도 그 집이 참 좋았던 기억이 있다.

자,그때는 젊어서 사서 고생을 했다 치고..
우선 페인팅에 필요한 도구랑 재료를 사야할 일.
동네에 페인트가게가 있지만 귀찮다.- -;;
그래서 인터넷으로 주문.




흠..벌써 다 칠한듯 뿌듯..
우선,이날을 위해 몇해를 기다린 기특한 테이블을 변신시켜주마.
몇해전 친정에 갔을때 아버지께서 길에서 주어다 화분대로 쓰시고 있는걸
모양이 너무 마음에 들어 남편의 구박을 받으며 실어 온것이다.




보시다시피 엄청 지저분하고 많이 망가졌다.
먼지를 털고 젯소를 3번 칠하고 페인트도 3번을 칠해줬다.
소파옆에 두고 쓰면 딱이다.^^




다음은 미노방의 미니카 수납장.
이건 목공소에서 맞출때 칠을 해서 주신다는걸 굳이 고집을 부려
그냥 가져 온것이었는데 목공소 아저씨 말씀처럼 칠을 안하니 먼지가 장난아니게 들어 붙는다.
역시 전문가의 말을 들어야 했음을 절실하게 깨달으면서 참회의 페인팅을.




그리고 업되어선 결혼할때 후배들에게서 받았던 갈색선반도 칠해주고..




미노 침대,책장3개,작업대도 다 칠했다.
그러고 나서..죽는줄 알았다...- -;;
바느질은 힘들어도 재미가 있건만 페인팅은 하는내내 "내가 왜 이걸.." 후회막급이다.
다 끝내고 완성작을 봐도 그리 뿌듯하지도 않다.
역시 일이든,사람이든,놀이든 궁합이 맞는것이 있는 건가보다.
아마 내 머리가 어찌 되지 않는 한은 페인팅을 다시 할일은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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