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사람이 좋아 바느질 일기


스무살 무렵이던가?
모 방송에서 어느 가수가 그런 말을 했다.
"화장 안한 여자는 싫어요. 자기를 가꾸지 않는 다는 생각이 드니까.."
그 말을 듣고 나, 필요 이상으로 발끈했었다.
"왜~에?! 자연스런 멋이 제일 좋은거 아냐?
화장 열심히 한다고 자기를 잘 가꾸는 거야? 쳇! 쳇! 쳇!.."
나, 결혼전까진 로션도 안 바르고 다닌 여자.
그게 이른바 '청순한 멋'인줄 알았다.(웩~)
근데 이제 사십줄이 코앞인 지금.
그때 그 가수의 말에 크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예전에는 치렁치렁 악세사리 한것도,
튄다 싶게 옷을 입은것도,
남자가 귀걸이,목걸이를 한것도...
모두모두 '멋있어 보이지 않았다.'
근데 요즘은 그런 것들이 모두다 멋있어 보이는 것뿐아니라
"아,저사람, 꽤나 열심히 살아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거울을 보며, 자신이 가장 예뻐 보이는 때를 찾고,
자신을 가장 괜찮아 보이도록 꾸미는 일.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귀를 뚫고 힙합바지를 멋지게 입고 지나가는 녀석을 보면
"아, 저 녀석, 꽤 멋지네?"
절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되고
도저히 매치가 안될 듯한 크림색 트렌치코트,카고바지,빵모자,어그부츠를
'아!' 탄성이 나올만큼 멋지게 코디한 배우를 보면
"역시, 멋진 사람이야"
보는 내내 기분 좋아지게 된다.
그런 마음의 변화로 예전에는 군더더기라 생각했던 악세사리에
요즘은 꽤나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올 봄 유행한 히피풍 악세사리.
너덜너덜한 천조각,치렁치렁한 리본나부랭이,
가죽끈으로 대충 만든듯한 코사지,벨트등등..
예전 같으면 '왠 거지같은?' 했겠지만
요즘은 이게 너무 좋아졌다.
코디하는데 따라 "아, 꽤 멋을 아네? '싶기도 하고..

서론이 꽤나 길어졌지만,그래서 나도 하나 만들었다고...
파는건 사실 너~무 비싸고.일부러 사러가게 되지도 않고..
넘쳐나는게 천쪼가리고, 만들기는 또 무지 간단해 보이니 한번 도전해 볼만하다 싶다.




우선 히피풍 코사지.
이건 원단을 반으로 길게 접어 손바느질로 주름을 잡아
동그랗게 되도록 실을 당겨 묶고
뒤에 리본이랑 천조각들을 글루건으로 붙이기만하면된다.







티셔츠에 코디해도 좋고,가방에 달거나 머플러에 달아도 좋을것 같다.
...그리고 내친김에 좀더 엔틱한 코사지도.




재료는 벨벳원단 조각이랑,벨벳리본,비즈,그리고 싸개단추 부속이면 된다.
싸개단추부속이 없으면 그냥 단추로도 되고..




벨벳조각에 비즈로 이니셜을 수놓고 싸개단추 부속으로 단추를 만들면되는데
싸개단추 부속은 가능한 지름이 큰게 좋을듯.




단추를 만든후 리본들을 글루건으로 고정하고 핀부속을
뒤에 붙이면 끝.




벨벳쟈켓이나 원피스가 있다면 환상의 궁합이 된다.

나이는 상관이 없을테고,몸매만 따라준다면야
더 튀는 화려한 악세사리를 만들어 하고 싶지만 이 정도로 만족.
하지만 꿈은 여전히 어그부츠가 어울리는 쭉 뻗은 다리에
배꼽이 드러나는 헐렁한 카고바지를 아무렇지 않게 입을수 있고
아무렇게나 질끈 묶은 머리카락도 멋진.
그런 사람이었으면 하는거다.
..물론, 다시 태어나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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