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뽁기 코트 바느질 일기


small shop 배송 끝나고 며칠동안 감기로 고생을 했다.
원래 감기랑 별로 안친한데 아무래도 며칠간 열심히 마셔댄
원단먼지가 톡톡히 한몫을 했나보다.
때문에, 며칠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코트만들어 내라는 아들녀석의 집요한 요구에 며칠전, 다시 바느질 재개.

" 원하는게 뭐냐?"
" 코트"
" 어떤거?"
" 며칠전에 아빠 만들어 드린거.."
" 그건 몸매가 안바쳐줄텐데... - -;; "
" 그럼 똑뽁이 코트"
" 뭐? 떡뽁이 먹고 싶어?"
" 아니, 못 알아듣는 척 말고... 그 왜, 길다란 단추달린.."
" 아~ ~그거. 그럼, 원단은? 핑크로?"
" 아니... 제발 검정으로.." ㅜ.ㅜ
" 얼마줄래?"
" 2만 100원, 그리고 아빠한테 부탁해서 만원 더 보태줄수 있어"
" 그럼 남은 원단 쪼가리 줏어서 만들어 주지 뭐.."
- -;;
" 왠..지.. 거..지 같애"







그렇게 해서 며칠 공들여 만든 더플코트.
원단은 지난번 shop에서 판매했던 울테리원단.




안감은 남편걸 만들었다면 핑크색인견같은걸로 만들었겠지만
튀는거라면 경기하는 10대 소년인지라 검정 누빔안감으로.
물론,소매는 누빔이 아닌 그냥 인견안감을 썼다.
사실 처음 코트 만들자 마음먹고 생각한 디자인은 이게 아니다.
좀더 스타일리쉬한걸 만들고 싶었는데
녀석이 굳이 더플코트를 원하는지라 할수없이 만들게 된것.
더플코트.. 요즘은 너무 흔하다.
중저가 브랜드에서도 겨울이면 어김없이 내놓는 아이템이고
할인점에서도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팔리는 옷.
그걸 굳이 만들자니 왠지 손해보는 느낌.
그래~도 만들어야 한다면 좀더 오리지널에 가깝에 만들자는게 내 생각.
그래서 옆에 스페이드모양인지 반달모양인지가 달린
장식을 떼어버리고 그냥 가죽끈만 달린 단추를 달기로 결정.
과감하게 장식을 떼어 냈는데...




이런,이런~!
떼어낸 자국이 남은것 뿐아니라 길이도 짧다.
이걸 대체 어째? ..하다가 집어 던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어리둥절한 얼굴을 들이미는 미노에겐
"올해는 못입어, 내년에 이어서 만들자" 하고.
그렇게 집에 와선 집 구석구석을 검정 가죽나부랭이를 찾아 뒤졌다.
가방끈,벨트,심지어 모자까지도..
벨트는 너무 두텁고, 가방은 아직 쓸만한거고,모자는 너덜너덜..
좌절하는 내 눈에 번쩍 띈건,
몇년전에 사서 얼마 안쓰다가 프랭클린다이어리 사는 바람에
버림받은 그 다이어리.
아~딱이다.
다음날 바로 해체작업.







껍데기만 벗겨내서 0.5cm폭으로 잘라 끈으로 사용.
옆에서 이 대~단한 작업을 보고 있던 미노.
.
.
.
"진짜 거지야~ OTL "

..역시 이런 작업.. 아이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것이었을까나? -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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