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티지티셔츠라 불러줘..싫음 말구.. 바느질 일기


small shop 배송하는 동안 머리속을 내내 떠나지 않던 생각은..
얼른 배송 마치고 이 원단들로 옷을 만들자..는 것.
근데 배송작업하면서 넘 무리를 했던 탓인지
오른쪽 손목이 덜컥 고장이 나버렸다.
손목이 너무 아파서 바느질은 물론 키보드 두드리는것도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물론, 정형외과 가서 물리치료 며칠 받으면 금방 낫겠지만
병원까지 쭐래쭐래 갈만큼 부지런하면 또 내가 아니다. - -;;
그래서 며칠 원단들만 쳐다보고 있을수밖에 없었는데...
다행이 오늘은 좀 괜찮아져서 룰루랄라 바느질 모드에 돌입!!

우선 가장 급한건 콩나물처럼 자라나고 있는 미노옷.
아침에 거실에서 마주치면
' 엇! 왠 아자씨? ' 하며 흠칫 놀랄만큼 무서운 속도로 녀석이 자라고 있다.
흰색면니트로 실은 가장 단순한 모양의 라운드 티셔츠를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그래도 가장 잘 어울리는게 후드티셔츠라 또 후드티셔츠로 결정.
처음엔 왼쪽 가슴에 이니셜 정도만 새길까했는데
다 만들고 나니 옷 크기가 워낙 Big인데다 흰색이라
꼭 체육복 같다는... ㅜ.ㅜ
그래서 고심끝에 커다랗게 프린팅해보기로.
머리속으론 아,이렇게 하면 간단하겠다 싶어서
독수리모양을 오려내고 패브릭용스탬프 잉크를 거꾸로 들고 두드리기 시작.




아,근데 나,금새 후회했다.
생각보다 잉크가 잘 안먹기도 하고 균일하게 먹지도 않고..
거기다 종이에 마구 찍히는 잉크를 보니 아까워서 돌아가실 지경.
이쯤에서 포기하고 그냥 세탁해버릴까 하다가
낄때 안낄때 모르고 불끈 솟아나는 '오기' 의 힘을 빌어 끝까지 마무리.




이니셜까지 찍어주시고..




다 만들고 나니 얼룩덜룩한 스탬프자국도 뭐, 빈티지 느낌나는게
썩 마음에 들어버린다.
좀전까지 "아,돌아버려,돌아버려~" 하던 아줌마 어디간거냐.. - -;;




요렇게 돌돌말아 학교에서 돌아온 녀석에게
"자 선물~"
하고 줬더니
"고마워여,엄마~ 근데 아빠는 만들어 주지 마세여~"
한다.

흠..어느새 라이벌 인거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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