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스런 손님주문은 받지 말자.- -;; 바느질 일기


고1 아들녀석.
미술을 하는지라,
방학중에는 학교 보충수업+학원의 실기보충수업까지
토,일요일 없는 일주일을 살고 있다.

그런 방학아닌 방학이다 보니
뜬금없이 생긴 골치거리 하나.
일주일 내내 학원엘 가야 하니까 옷이 문제다.

중학교때 까진 어딜가든 교복차림으로 잘 다니던 녀석이
학기중도 아닌데 교복 입고 가기가 뭣해서 인지,
아니면 여학생들로 바글거리는 미술학원의 특성때문인지..
(물론 후자일 가능성이 더 크지만...)
여튼, 하지 않던 옷타령을 하는 통에
최근 들어 사들인 옷도 꽤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만들어 준 옷도 꽤 여러 벌이 되었다.

그중에서 얼마전 트레이닝바지 가격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나
세미배기 스타일의 독특하면서도 딱 떨어지는 디자인이 너무 이뻐서 샀던
FUBU 트레이닝 바지.
이 바지가 너무 마음에 든다며 다른 색으로 하나 더 사달라는 녀석에게
"트레이닝바지를 12만얼마 주고 산 미친 짓은 한번으로 족하다~ 응?"
하고는 몰래 세탁기에 들어가 있던 바지, 작업실에 들고 가
패턴 카피해서 만든 트레이닝 바지.






여름용 파워스트레치 원단으로 만들어서,
시원하고 맘에 쏙 든다며 입어 보던 녀석.



요 뒷주머니에 있어야 할 장식이 없다며
(FUBU오리지널에는 와펜이 박혀있다)
장식 달아줄때 까진 안입겠다 한다. 헐... - -;;

거기다 한술 더떠
그동안 학원갈때 하루도 안빠지고 입고 다니던
후드조끼.



전사지의 흰글자 사이의 블랙 여백의 저 색상이
원단색이랑 차이 나는게 너무너무 거슬린다며
이것땜에 입을때마다 뭔가 찜찜하다나?



그래서 바지 만들고 남은 원단이 있어
후드조끼를 다시 하나 만들었다.
물론, 뒷판의 전사지는 글자를 하나하나 다 오려내
여백공간이 없도록 해서.
(이게 왠 미친 짓...OTL )



그렇게 까탈스런 손님의 주문에 시달리며 만든
후드조끼+세미배기트레이닝복 한벌.
사진 좀 찍게 대신 좀 입어 달란 부탁에
'내 옷도 아닌데..거기다 사이즈도 큰 옷을 내가 왜 입어야하냐' 며
투덜거리는 남편.

까탈스런 AAA+형 + 옥니박이 + 곱슬머리 + 제비추리머리
고집불통 식별 4종세트를 알뜰하게도 갖춘
우리집 두남자 덕에 매일매일 피가 마르고 있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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