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이랑 원단의 공통점 하나. 바느질 일기

꼴랑 세식구,

식구도 적고,

이것저것 챙겨줄것 많은 어린애도 없고...

아침시간에 그다지 바쁠게 없는데도

왠일인지 느긋하게 식탁에 앉아 밥한그릇을 먹을수가 없어요.


미노는 아침밥을 꼭 챙겨먹기때문에

미노 먹고 남은 잔반이라도 해치워볼까 해도 전~혀 땡기지가 않다가

이상하게도 작업실에 딱 와서 앉으면 미친듯이 배가 고픈겁니다.


아무래도 이거...타고 난 뒷북 체질인거죠.

그래서 작업실 도착하면 옆건물 김밥집에서 김밥한줄 사와서 아침으로 먹는데...

이 김밥집이 24시간하는 김밥집이라

어느날은 맛이 살짝 간 김밥을 먹게된 찜찜한 경험을 하고는 그다음부턴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고 있어요.


도시락 싸다니는거 귀찮지 않을까? 했는데

내가 먹을거니까 도시락 반찬 따로 만들 필요없이

그냥 잡히는대로 집에 있는 반찬 한두가지,

시간 좀 남으면 소세지라도 몇개 구워서 싸갖고 나오는데

참 신기한게 이 도시락 그대로 그릇에 담아 먹으면

그닥 맛없는 밥 한끼일텐데

단지 도시락이란 이유 하나로

허접한 반찬이라도 꽤 맛난거예요.ㅋ

여기 맛들여서 주말에 남편이랑 미노 한끼식사도 도시락에 담아 주기도 한답니다.

물론, 반찬 따로 안하고 설겆이거리 줄이려고 그랬다고 말못해요..^^a


여튼...도시락 싸다니다보니,

가끔 친구들 만나면 가방에 든 도시락을 우연히 보게 되는데

도시락을 보자기로 묶어 놓은걸 신기해 하면서 보자기를 자꾸 탐내는 겁니다.

바느질 하는 사람 입장에선 그깟 보자기,

첫 쪼가리 한장 잘라서 드르륵 박으면 완성되는건데

바느질 하지 않는 사람 입장에선 신기하면서도 탐나는 물건인가보더라구요.

보자기쯤이야, 뭐.... 달라는대로 다 줘도 별로 아깝지 않다 싶어

아예 뺏길걸 염두에 두고 여러장 만들어 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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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끼다가 똥될 위기에 있던 원단들,

아낌없이 죽죽 잘라서 만들어 두니, 

보자기로도 쓰고, 주방 살림들 덮개로도 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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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뜨거운거 잡을때 요렇게 써도 아주 유용하고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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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릇 아끼느라 전시만 하는거 너무 싫어 하는데

원단도 마찬가지인것 같아요.

예쁜것일수록 가장 험하게, 자주 쓸 물건으로 만들어 주면

사용하는 내내, 자주자주 즐거워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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