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나 까탈스러운 등산바지 바느질 일기

요즘 남편의 새로운 취미 생활은 등산.

토요일이면 여럿이든 혼자서든,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산에 오른다.

 

매주 등산을 다니다보니

단벌이던 등산바지도 여벌이 필요했다.

 

새 등산바지를 사러 간 날,

그 놀라운 가격에 입이 쩍 벌어진 남편.

원래 자기물건 사는데는 무지 인색한 사람이라

사지 말고 지난번 것처럼 만들어 달라는걸

마누라 잡을 일 있나!.. 고 버럭 하고 사와버렸다.

 

그리고 올해가 넘어 오면서

문득 '아, 봄,여름용 얇은 등산바지가 또 필요하구나!' 에 생각이 미치자

새로 샀던 등산바지의 가격이 새삼 되새겨지는거였다.

그 가격주고 또 사기는 너무 아까워 등산바지 만들기에 다시 도전.

 

예전부터 거래하던 원단상에 새로 산 등산바지를 아예 들고 가서

이런 원단 구해줘요...해서

아직 시중에는 나오지도 않은 봄,여름용 등산바지 원단을 구하고

지퍼도 최대한 비슷한 걸로 구해서 재료준비는 다했는데...

패턴이 너무너무 어렵다...OTL

앞판 무릎 부분만 입체적으로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꼼꼼히 뜯어보니 뒷판 무릎부분도 입체적으로 되어 있을 줄이야...

거기다  속까지 깔끔하게 처리하면서 바느질하는

좀 쉽고 간단한 방법이 없을까.. 잔머리 굴리다 낭패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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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바지도 요즘 트렌드에 맞게 통이 좁은 일자라인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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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엔 고무재질의 엠보원단으로 패치.
3군데 다아트로 입체감을 줘서 무릎움직임이 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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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단 안쪽으론 마찰에 강하도록 엠보원단으로 덧대었어요.
사진이 나팔바지 같이 나왔지만 나팔바지 아님..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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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주머니 위쪽은 엠보원단을 덧대서 빗물가림막을 만들어 줬어요.
지퍼머리를 저 속으로 끼워넣으면 쏙 들어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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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머리써가며, 머리에 쥐나가며, 머리 쥐어 뜯으며

만든 까다로운 바지 한장.

다시금 깨달은건 잔머리 굴리지 말자.

쉽고 간단하고 깔끔한, 그런 판타스틱한 방법은 절대!로 없다.

손이 간 만큼, 공이 든 만큼, 딱 그만큼의 결과물만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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