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바느질 일기 (272)'

    패턴북을 만들면서-4

    2004.07.20.01시.. 이제 끝이 보인다. 내일이면 마지막 교정과 필름작업,그리고 인쇄에 들어간다. 부록도 정해졌고,표지도 만들어졌다. '저자의 말'을 쓰면서 이제 마지막을 실감한다. 원고작업이 끝나고 정말 지겹도록 교정을 봤다. 아니,지겨운 정도가 아니다. 끔찍하도록...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이 같은 원고를 10번도 넘게 보고 또 봤다. 이젠 글이 읽어지지도 않는다. 그렇게 끝이 없을 것만 같았는데 이제 며칠후면 모든게 끝난다.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과 아쉬움이 교차한다. 지금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기 어려울만큼 힘든시간이지만 며칠후면 이 시간들이 그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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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턴북을 만들면서-3

    드디어 원고 작업이 끝났다. 옷 만드는 것보다 더더 힘들었던 원고 작업. 원고 작업하면서 정말 10년은 늙어 버린 느낌이다. 그냥 욕심 부리지 않았으면 좀 덜고생을 했을 텐데 정말 사서 고생을 했다. 원래 내가 해야 할 일은 디자인팀에 축소본과 일러스트 작업 할 원고를 보내 드리는 것. 그런데 걱정이 됐다. 옷 만드는 사람이라면 다 알다시피 축소본이란게 그냥 그림이랑은 틀려서 소매의 앞,뒤 진동 곡선이 다르고 앞,뒤판 곡선이 다르고..그렇게 아주 작은거지만 옷을 만들어 본 사람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까다로운 차이가 있는 것인데 과연 옷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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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턴북을 만들면서-2

    4월 23일부터 촬영시작. 한달여를 정말 정신없이 옷을 만들었지만 촬영일 전까지도 옷을 다 못만들었다. 전날 꼬박 밤을 세우고 아침까지도 만들었지만 결국 마무리를 못하고 우선 만든 옷들을 싸들고 스튜디오엘 갔다. 그날 따라 차는 또 왜그리 막히는지.. 거기다 지도만 들고 찾아가다보니 몇 번을 차를 세우고 길을 물어봐야했다. 결국 1시간이나 지각. 먼저 완성해서 출판사에 갖다두었던 옷들로 촬영을 하고 있었다. 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래도 다들 얼굴 한번 붉히는 법이 없다. 그저 좋은 분위기에서 촬영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뿐.. 그렇게 정신없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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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턴북을 만들면서-1

    지난 2월초,출판사로부터 한통의 메일을 받았다. 연락을 원한다고. 메일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안됐다. 핸드폰도 사무실도.. 누가 장난친건가보다..하고 2주가 지났다. 다시 메일이 왔다. 연락좀 달라고,아님 전화번호를 알려 달라고.. 그렇게 어긋나면서 출판사분을 만났고 패턴북 제안을 받았다. 나로선 기쁜 일이지만 고민이 안될 수가 없었다. 부산으로 이사하려고 집은 이미 내놓은 상태고, urii.com의 컨텐츠 제공을 이제 막 시작했고... 고민하다가 결국은 하기로 결정한 날,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계약을 하자고.. 조금은 꺼림직한 맘으로 취소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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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표 샌드위치

    동대문에 갈때면..늘 아침이 바쁘다. 아이랑 같이 준비를 하고 같이 나오자니 아침은 거를수밖에 없다. 동대문에서 원단을 구경하고 사고 하는 동안에는 배고픈 생각이 전혀 안든다. 그냥 정신없다는 생각만.. 일을 다 보고 돌아갈 때쯤이면 점심시간. 그제서야 배가 무진장 고프다. 같이 간 일행이 있을 경우엔 시장옆 생선구이집에서 맛난 식사를 하지만 혼자 가는 날은 그러기 어렵다. 그래서 돌아가려고 건물 밖을 나오면 나도 모르게 눈이 휙돌아가는 곳이 있다. 바로 동대문 원단상가앞의 포장마차. 그곳에서 파는 떡볶이,순대,샌드위치..배고플 때 그 앞을 지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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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딴짓..

    고3때.. 시험만 끝나면 모든걸 다 하리라 ..했었다. 우선 잠을 실컷 자고, 보고 싶던 드라마도 보고 만화책은 한 백권쯤 빌려다가 쌓아 놓고 엎어져서 보리라... 그러면서..지금 안하면 분명히 시험이 끝난후 후회하리란걸 알면서도.. 에라이 모르겠다..오늘 일은 내일하자 했었다. 내 오랜 악습 몇가지. 하기 싫은 일은 무조건 뒤로 미루기. 그리고..정작해야 할 일은 미뤄두고 엉뚱한 일하기. 오늘 꼭 해야 할 일이 있었건만.. 너무 하기 싫어서 또 딴짓이다. 이리 만들어 놓곤 "음..체크 대신 빨강색 양단으로 만들면 끝내주겠는데?" 혼자 흐뭇.. 제 정신이 아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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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꽃보다 남자?

    아이가 커가면서 변하는 것중 하나. 전에는 멋진 남자배우나 모델을 보면 그저 잘생긴 얼굴 보여주는 것에 감사할 따름이었는데 이젠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아들도 저렇게 멋진 남자가 되어 주었으면 하는.. 내 아들녀석이 잘생기고 스타일 좋고,거기다 매너까지 좋으면 얼~매나 좋을까.. 요런 발칙한 상상을 영화나 드라마속 주인공들을 보면서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참으로 그 스타일 좋은 남자랑은 거리가 멀다. 남편이 늘 입버릇처럼 말하는.. "고깃집애들이 고기 못먹고 산다" 는 말이 너무나 잘 맞아 떨어지는 우리집. 미노는 요즘 길이가 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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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초보 고군분투기-3

    먼저,이 방정맞은 노래에 대해 한마디. 지금도 생각만 하면 가슴이 뛰는 드라마. '광끼' 1회부터 마지막회까지 빠짐없이 녹화를 해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청자게시판에 글을 쓰게도 했던 드라마. 나자신조차도 이해못할 열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아니 끝난후에도 마음 한자리를 차지했던 이 드라마의 마력은 무엇이었을까? 그건 긴머리 날리던 원빈의 매력도 드라마속 애틋한 사랑이야기도 아니었다. 그건..'maniac'이란 단어가 각인시켜준 주체못할 열정의 힘이 아니었을지.. 무언가에 미칠 수 있다는것, 그 소중한 기회를 꼭 한번은 잡아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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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비오던 날..

    오후부터 비가 주룩주룩.. 밖을 내다보니 꽤 많이 내리고 있어서 미노학교에 우산을 들고갔다. 미노학교는 우리 아파트단지 안에 있다. 걸어서 5분거리. 비가 오더라도 뛰어서오거나, 다 큰녀석,그 비 좀 맞아도 상관없겠지만 난 꼭 우산을 챙겨서 가게된다. 어릴적 내가 제일 부러웠던것. 비오는 날이면 교문앞에서 우산들고 서있는 엄마를 가진 아이였다. 물론 그만한 사정이 있으셨겠지만 울엄마는 단한번도 우산을 갖고 교문앞에 서 계신적이 없었다. 그래서 어릴적 비오는 날은 대부분 비를 쫄딱맞고 돌아가거나 누군가의 우산을 빌려쓰고 가거나..그런 기억들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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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을 대시오~

    매달 2번 urii.com에 게재하는 자료. 요즘 이게 내겐 아주 큰 숙제이다. 그냥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면 별 문제가 아닌데.. 문제는 바느질을 이제 막 시작하는 분들을 위한 자료여야한다는 것. 그러니 당연히 만들기 쉬운 옷 위주로 아이템을 정해야하고 그러다보니 자칫 어디나 있는 흔한 자료가 되기 싶다는 것. 그래서 만드는 건 금방인데 아이템을 잡는 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을 소요하게된다. 원래는 매월 1일 15일 정도로 업데이트기간을 잡고 있지만 이게 점점 늦어진다. 이번에도 아이템을 몇 번이나 바꾸다가 결국 '어이쿠'하고 부랴부랴 만들었다. 옷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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