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바느질 일기 (272)'

    가장 가을스러운...

    학원에서 같이 공부하던 **씨가 일본으로 공부하러 떠났다. 어려운 결정이었을테고 떠나는 순간까지도 주저되는 결정이었겠지만 잘해내시길... 마지막 수업한 날, 점심 같이 먹은 자리에서 선물까지 받아 챙겨놓곤 재봉틀 고장났단 핑계로 계속 미루고 미루다 떠나기 하루전에서야 부랴부랴 퀵으로 전달했다. 일본에서 몇년간 유학생 생활했던 오빠가 겨울에 우리처럼 뜨끈뜨끈하게 난방이 안되어서 그게 제일 괴롭다고 한 말이 생각나 덧신이랑 무릎담요을 만들었다. 담요는 폴라폴리스로 할까하다가 할머니담요같은 푸근함이 그녀에겐 필요할듯해서 부드러운 누빔원단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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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만의 여유

    음.. 아직 여름인건가, 이제 가을인건가? 도대체가 아리까리한 요즘 날씨... 재봉틀이 고장나버렸으므로 이 슬리퍼를 만든 이후 바느질은 당분간 휴식. 재봉틀가게 아저씨께서 재봉틀의 상태를 와서 보시곤 다음주에 끝내주게 고쳐주겠노라 호언장담하셨으니 그동안은 실컷 게으름을 부려보자고... 간만에 남아도는 시간.. 3달에 한번 갖는 월례행사로 머리자르러 갔다. 며칠전 머리를 다쳐서 다 나으면 가야지 했는데 주말에 아주 오랜만에 가는 모임이 있는지라 조심해 달라하면 되겠지 하고 갔다. 머리 자르기 전에 "저..머리에 상처가 있어서 샴푸는 못하거든요?"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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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래된 집

    여름에... 일본엘 갔었다. 거기서 하룻밤을 머무른 일본전통 료칸. 집앞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하천이 있고 턱이 높은 미닫이 유리문을 밀고 들어가면 잠시 어둠에 익숙할 시간이 필요한 어두운 실내, 오랜시간, 안주인의 걸레질에 길이 들었을 반들반들한 마루바닥. 풀냄새나는 다다미방... 어린시절 방학때면 내려가 있던 외가집을 닮았다. 부산에 흔하던 일본식 주택의 외가집. 시도때도없이 마루바닥을, 다다미방을 걸레질 하시던 울 외할머니... 그때의 기억들이 많이 많이 생각났던 그곳. 그오래된 집의 안주인 아주머니. 여자인 내가 보아도 첫눈에 '아!" 할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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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새 가을

    우리나라가 봄,가을이 없는 아열대 기후로 바뀌어가고 있다하지만 그래도 아직... 가을의 하늘은 눈이 시릴만큼 예쁘다.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선선해진 이즈음..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눈은 자연스레 하늘을 올려다보게 된다. 가을이란.. 가던 걸음 멈추고 하늘 한번 올려다 보는 여유를 선물하는 계절일까나? 여름 동안 느슨해졌던 나사를 조금 조이고 다시 바느질모드에 돌입. 동대문에서 이 원단을 본 순간. 아, 쟈켓만들기엔 정말 딱인 녀석이닷! 지나치게 오버하며 반가워했었다. 사각거리는 느낌도 좋고 색감도 럭셔리한게 꽤나 마음에 드는 녀석. 검정으로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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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끌리는...

    다니고 있는 일본어학원에서 레벨이 한단계 올라가면서 그동안 가르쳐주셨던 선생님과도 마지막 수업이었다. 너무나 열심히 잘 가르쳐주셔서 뭔가.. 감사하단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근데 이게 참 애매모호한게 잘못 선물했다간 괜히 오버가 될수있으므로 부담이 전혀 안가는걸로 하는게 좋지 싶다는... 나, 소심녀.아니..아짐. - -;; 그래서 만든게 이거. 딱 손바닥만한 휴지케이스다. 짜장면 시키면 알아서 쭐래쭐래 따라오는 단무지처럼 주유소에서 기름 넣으면 영수증이랑 따라오는 휴지. 그거 넣으면 딱인 사이즈다. 주유소에서 받은 휴지가 처치곤란이라 가방에 넣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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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은..

    가끔은 그런 때가 있지... 며칠내내 눅눅하게 더디 마르고 있는 베란다 가득 널린 빨래 걱정. 변두리 정식집 메뉴처럼 빤한 저녁식단, 그리고 찰리체플린의 컨베이어벨트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걱정거리들.. 그런 것들을 백치처럼 까맣게 잊어버리는 하루가 선물처럼 와줬으면... 창밖이 어두워지는 줄도 모르고 방한구석에서 인형옷을 입히고 벗기던 그런 아이처럼 하루만 그렇게 해봤으면... 가끔 그런 생각이 들때가 있다. shop 열고 바쁜 그 와중에 작업실에 쭈그리고 앉아 이걸 만들었다. 속으로 "제 정신이 아니야.." 한걸 보면 그래도 제정신인채로..- -;; 왜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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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핸드메이드 작업대

    무지막지하게 아끼는 책이라서 누구에게 빌려주지도 보여주지도 않는 책 몇권이 있다. 그중 하나가 "빠리의 아뜰리에" 라는 책. 예전, 책 만들때 교정원고 보러간 디자인실에서 이 책을 보곤 한눈에 반해버려 사방팔방으로 이 책을 구하려고 눈 시뻘겋게 찾아 다니기도 했었고 일본에 갔을때도 이 책 찾겠다고 서점을 몇시간씩 이 잡듯 뒤지기도 했었다. 그렇게 어렵게 내손에 들어와 더 소중한 책. 이 책을 보고 있으면 뭐랄까.. 가슴속에 숨어 있던 '열정' 이 작게 꿈틀거리는걸 느낄수 있다. 어찌보면 너저분하고 낡고 지저분한듯한 각양각색의 작업실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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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라구???????

    내가 니 엄마냐? @-@ . . . 라고.. 답 메일 보내주고 싶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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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크블루그린 소파커버링

    아주 오래 벼르던 소파 커버링을 했다. 예전에 만들었던 흰색커버링으로 별 무리 없이 잘 지냈는데 글쎄.. 다른 색상으로 하나 더 만들고 싶은 열망은 꽤 오래 가졌었다. 어떤 원단, 어떤 색상으로 할지 고민하다 내가 너~무나 좋아하는 원단 스와치에서 딱 좋은 색상을 발견. 초콜릿,베이비핑크,그리고 이 블루그린. 세가지 색상 다 너무 이쁜 색이라 고민고민하다가 초콜릿색은 겨울에 만들어 보기로 하고 핑크는 우리집이랑 절대로 안 어울리므로 포기. 결국은 블루그린으로 낙찰. 지난번에 커버링하면서 패턴을 만들어 둔 터라 시간도 절약되고 훨씬 수월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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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단정리하기

    곧 작업실의 이사라 원단들을 정리하고 있다. 정리할건 정리하고 버릴건 버리고.. 원단의 부피에 따라 정리하는 방법은 참 여럿이지만 그중에 부피가 작은, 그니깐 1마가 안되는 원단들은 요롷게 정리. 스트라이프끼리, 체크끼리, 또는 같은 원단 종류끼리.. 끼리 끼리 모아서 같은 크기로 접은후 조금씩 잘라낸 원단을 끈으로 사용해서 묶어준다. 작게 자른 원단조각을 택처럼 붙여주면 찾기도 싶고 정리도 최고! 요롷게 쌓으면 지들끼리 뒤섞이고 넘어지지도 않고 보기에도 흐뭇... 작업실 이사를 앞두고 싱숭생숭... 여기에서 1년반이란 시간...뭐하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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